제293장 명확하게 선을 긋다
이서아는 고개를 휙 돌렸다.
한수호가 차갑게 말했다.
“저는 이서아와 함께 온 것도 아니고 이서아와의 관계도... 그리 깊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가 이서아를 편들 이유는 없겠죠.”
“저...”
임윤진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깊지 않냐고, 이서아는 전에 그쪽의 여자가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임윤진은 유지호에게는 반박할 수 있어도 감히 한수호의 말에는 반박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한수호의 신분이 유지호보다 높아서가 아니라 유지호는 그나마 성격이 유해서 임윤진은 그가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한수호는 달랐다.
한수호는 존재만으로도 압박감을 줬다.
“난... 왜 다들 나만 괴롭히는 거예요?”
임윤진은 오히려 억울해하며 말했다.
그러자 이서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역시 방귀 뀐 놈이 성을 낸다고 마음에 찔리니까 먼저 소리치는군요. 분명 임윤진 씨가 먼저 허정순 어르신을 괴롭혔잖아요.”
임윤진은 눈을 부라리며 반박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그랬어!”
이서아는 임윤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오늘은 어르신 손자분들의 첫 돌 잔치에 초대받아서 온 날이에요. 기쁜 마음으로 초대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만든 자리인데 임윤진 씨의 개인적인 원한을 여기서 풀려는 건 정말 부적절한 행동이 아니겠어요? 이게 괴롭히는 게 아니라면 뭐가 괴롭히는 건가요?”
유지호는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말싸움은 당연히 이서아가 한 수 위지. 두세 마디로 핵심을 찌르고 문제를 승화시켰으니 말이야.’
임윤진은 단순히 이서아를 곤란하게 하려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커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서아가 던진 비난에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너...”
“임윤진 씨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거예요.”
허정순의 목소리가 들리자 구경하고 있던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길을 비켜 주었다.
여순이 넘었지만 여전히 기운찬 허정순이 끼어들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그냥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취한 것 같네요.”
“이봐. 임윤진 씨를 배웅해 드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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