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장 기다릴게

하은영이 한시름 놓기 바쁘게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다시 긴장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네, 대표님.” “항공권 끊어줘. 서종에 가는 거로.” “... 네.” 하은영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한수호는 금방 서종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길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전화를 끊은 한수호는 사무실 밖으로 나왔고, 하은영도 후다닥 따라나섰다. “빨리 준비해. 서종 지사에 갈 거야.” “네.” 하은영은 머리를 빠르게 돌렸다. 그리고 눈치껏 한수호가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준비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안에 있던 최현아는 잠깐 멈칫하다가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 나가시는 거예요? 저한테 10분만 주실 수 있나요?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 이서아는 귀찮은 일을 전부 미뤄두고 일에 몰두했다. 퇴근 시간은 금방 다가왔다. 그녀는 동료 비서와 수다를 떨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동료는 함께 저녁밥을 먹자고 했다. 이서아는 따라가려고 하다가 한쪽에 앉아 있는 유지호를 발견하고 답도 못 한 채 멈칫했다. 동료도 발견한 듯 물었다. “응? 저 사람 유 대표님 아니에요? 왜 사무실에 가지 않고 여기에 계시지?” 이서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녁밥은 다음에 먹어요.” 동료는 무언가 눈치챈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유 대표님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 이 비서님이죠?” 최근 며칠 동안 이서아는 매일 같이 꽃다발을 받았다. 누가 보낸 건지 말을 안 하기는 했지만, 같은 사무실을 쓰다 보면 단서를 흘리기 마련이다. 유지호가 이서아를 좋아하는 것은 공개적인 비밀이다. 동료는 부러운 마음에 말을 이었다. “유 대표님 너무 잘생겼어요. 이 비서님한테도 진심인 것 같아요. 놓치지 말고 꽉 잡아야 해요! 꼭이요!” “그런 거 아니에요. 먼저 내려가세요. 내일 봬요.” “네.” 동료는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 그다음에야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을 뒤집었다. 그녀는 유지호와 같은 사람이 애정 공세를 하는데도 득의양양하지 않을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