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장 커지는 오해

한수호는 지금도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 허정순은 언성을 높였다. “자초지종을 알기 전에 손부터 올리면 쓰나!” 공지윤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머리카락은 산발이 되었고, 다크서클도 턱까지 내려왔다. 아이들 때문에 하룻밤 꼬박 새운 모습이었다. “일단 무슨 일인지부터 물어봐. 처리는 내가 할 테니까.” 이 말은 공지윤에게 하는 것처럼 들렸지만, 사실상 이서아에 대한 경고였다. 최현아는 몸을 일으켜 공지윤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일단 진정하세요. 이서아 씨가 왔으니까 무슨 일인지 물어봐요. 만약 정말 이서아 씨가 한 일이라면 수호 오빠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이서아는 한수호가 가만히 있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그녀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벌할까? 공지윤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래요,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봐요. 이서아 씨, 제가 언제 기분 나쁘게 한 적 있나요? 도대체 왜 내 애들한테 그런 짓을 한 거예요?!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풀어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애들한테 그런 짓을 하고 싶었어요?” 이서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기분 나쁘게 한 적 없어요. 한 달도 안 된 애들을 해칠 이유도 당연히 없고요.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제가 어제 왔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이 있었어요. 도우미도 있고, 경호원도 있는데, 제가 무언가 했다면 알아채지 않았을까요?” 한수호는 그녀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도우미, 경호원... 그리고?’ 그는 입술을 깨문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가 설명했는데도 불구하고 허정순의 안색은 풀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위압감 있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 눈빛 때문인지 이서아는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이때 도우미가 황급히 말했다. “이서아 씨는 아이들 얼굴을 자꾸만 만졌어요. 제 각도에서는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안 보였고요.” 이서아는 머리를 돌렸다. 그 순간 세상이 빙빙 돌았다. 눈을 잠시 감으니, 눈꺼풀이 다 뜨거웠다. 하필이면 오늘 감기라도 걸린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