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9장 재결합할 생각 없어

그도 그럴것이, 최현아의 말을 들어보면 한수호가 이 호텔에서 이틀 밤을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했으니, 아마 다른 곳에서 자려고 갔을 것이다. 용산 한씨 가문의 외아들이자 스타 그룹의 대표인 한수호는 괜히 이런 고생을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이서아는 혼자서 위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갔는데 바로 앉아서 쉬지 않고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줄기가 위에서 아래로 온몸을 적시며 하루의 피로를 몰아냈고 이서아는 마음속으로 오늘 일어난 모든 일을 되짚어 보았다. 특히 이상한 행동과 태도를 보인 한수호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정말로 약간 달라진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이서아는 물 한 움큼을 자기에게 뿌렸다. 자연 속에서 많은 동물들은 스스로를 위장하여 먹잇감을 속이고 한 번에 목표물을 사냥하려 한다. 예를 들어 강 속의 악어, 숲 속의 호랑이, 나무 위의 도마뱀이 그러하다. 그리고 좋은 사람인 척하는 한수호도 포함한다. 이서아는 한수호가 일부러 모호한 말을 해서 그녀를 헷갈리게 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거의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모두 되살려 봤지만 한수호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더 이상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 생각하면 한수호의 계략에 빠지고 말 것이다. 이서아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몸을 닦은 후 잠옷을 입고 나왔다. ... 이서아의 추측이 틀렸다. 한수호는 어젯밤 단지 바람을 쐬러 나갔을 뿐, 늦게 그녀가 머무는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한수호는 뷔페 식당에 가고 싶었지만 하은영이 그에게 말했다. “이 비서님이 오늘 회사에 급히 가서 중신 그룹과의 협력 서류를 정리하느라 식당에서 아침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수호는 뷔페 식당에 갈 생각을 접고 바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최현아를 보았다. 최현아의 어머니는 혼혈이어서 최현아의 이목구비도 이국적이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호 오빠, 마침 오빠를 찾으러 막 올라가려던 참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