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6장 너에겐 내가 있어

이서아의 몸은 늘씬했지만 마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꼭 필요한 곳에는 적당한 볼륨을 가지고 있어서 평범한 잠옷을 입고 있어도 그 곡선을 뚜렷이 드러냈다. 한수호는 곧바로 떠올렸다. 예전에 그는 이서아와 같이 침대에 누워 일부러 그녀의 귀에 대고 말하곤 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모든 것이 적당하다고. 그러면 이서아는 얼굴을 붉히고 몸을 웅크리며 그를 나쁜놈이라 욕하곤 했다... 그녀는 정말로 욕을 잘 못했다. 한수호는 침을 삼키고 목소리를 약간 낮춰서 말했다. “왜 불렀어? 무슨 일 있어?” 이서아는 자신의 옷차림을 의식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침실과 거실을 연결하는 복도에 서 있었고 등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 “소혜 씨가 전화해서 최현아 씨 사진이 올라왔다고 하던데... 처리했어요?” 한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서아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다시 평온해졌다. 벌써 오늘 밤 세 번째로 그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한수호는 셔츠의 맨 윗 단추를 풀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제 나한테 도움을 청하네?” 이서아는 항상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었지만 방금 상황이 터졌을 때 주저하지 않고 한수호에게 달려갔다. 이서아는 그것을 의식하지도 못했다... 단지 최현아의 사진이 퍼지면 여론의 압박이 커지고, 경찰이 자신을 다시 구치소로 데려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서아는 다시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았고 그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한수호뿐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 한수호가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을까? 그런데 위에 갑자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서아는 정신이 혼미해졌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한수호가 바로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거리는 매우 가까워 발끝이 거의 맞닿을 뻔했다. 이서아는 본능적으로 반 발짝 물러났지만 그의 손에 잡혀 그대로 침실로 끌려갔다. 그러자 이서아는 손을 내밀어 문틀을 잡았다. “뭐 하는 거예요?” 한수호는 뒤돌아 그녀를 보며 말했다. “거울 봤어?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