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7장 오늘 밤의 한수호는 부드러웠다

“네 방에서 일 좀 하려고.” 한수호는 이서아의 앞에 서서 말했다. “손 내밀어.” 한수호는 꼭대기층 스위트룸에 머물고 있었고 그곳은 인터넷 속도가 더 빨랐다. 그런데 왜 굳이 이서아의 방에서 일을 해야 하는지... 이서아는 망설이다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한수호는 그녀의 손에 하얀 약 두 알을 놓았다. “수면제야. 먹고 자.” 이서아는 손을 꽉 쥐며 말했다. “저 잘 수 있어요... 한 대표님은 방으로 돌아가세요.” 한수호는 이서아의 피곤한 표정과 헝클어진 머리를 보고는 갑자기 고개를 숙여 아무런 경고도 없이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이서아는 즉시 몸을 뒤로 젖혔다. 한수호는 그녀의 뒷머리를 잡아 피하지 못하게 하고 입맞춤을 깊게 했다. 이서아는 숨이 가빠지고 그의 가슴을 밀어내며 소리를 냈다. “웁.” 한수호가 풀어주자 이서아는 이불을 안고 침대 안쪽으로 굴러 들어가 그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한수호는 이서아를 쫓아가지 않고 여전히 물잔을 들고 있었다.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 “너 지금 모습이 3년 전 내가 너를 처음 데려왔을 때와 비슷해.” 그때의 이서아는 이렇게 불안하고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구석에 숨어 떨고 있었다. 마치 길 잃은 고양이처럼. “...” 이서아는 눈을 깜빡이며 그때를 떠올렸다. 그때 이서아는 정말로 두려웠다. 그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 그녀를 잡아가고 이상한 곳에 팔려가게 될까봐, 침해당하고 심지어는 구타당하거나 불구가 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까봐 무서웠다. 그래서 한수호를 유일한 구명줄로 생각하고 그의 마음에 들려고 애썼다. 이서아는 서툴지만 한수호에게 키스하고 그의 관심을 끌려고 애썼다. 그렇게 해서 한수호가 그녀를 받아주고 보호해주기를 바랐다. 3년이 지난 지금, 이서아는 여전히 한수호에게 의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서아는 이불을 꼭 잡으며 말했다. “저는 이제 3년 전의 제가 아니에요.” 한수호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지.” 그리고 덧붙였다. “너 지금 정신이 불안하니까 반드시 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