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0장 왜 다들 나에게만 그래

하지만 한수호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서아에는 완전히 안심할 수 없었다. 최씨 가문 부모가 한수호를 포기하게 하는 데 100억을 쓸 수 있다면, 그들이 또 다른 100억을 어디에 쓸지 누가 알겠는가. 이서아는 전화가 울릴 때마다 두려웠다. 혹시나 경찰서에서 다시 조사를 위해 연락이 오지는 않을까 오전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몇몇 동료들이 식당에 가자고 이서아를 불렀다. 이서아는 SY 그룹 직원들과 친하지 않아서 함께 식사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그들이 먼저 부르자 따라나섰다. 그리고 곧 그들이 왜 그렇게 친절하게 자신을 불렀는지 알게 되었다. 모두 소문을 듣고 싶어했던 것이다. “이 비서님,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최현아 씨가 정말 어젯밤에 자살하려고 했어요?” “이 비서님, 어제 왜 출근하지 않으셨어요? 누가 경찰서에 갔다고 하던데, 혹시 경찰서에서 부른 건가요?” “이 비서님이 최현아 씨 사건과 관련이 있나요?” 질문이 쏟아지자 이서아는 밥을 먹기 힘들 정도였다. “에이, 비밀로 할 필요 없잖아요. 우리 모두 동료인데 알려줘도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맞아요. 우리도 별다른 뜻은 없고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출근하신 거 보니까 그 일과는 상관없겠죠?” “...” 이서아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굳이 물어보신다면 제 대답은 ‘모른다’예요. 이 대답이 마음에 안 드시면 경찰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그러자 동료들은 입을 삐죽였다. “너무 독선적이시네요. 일하는 시간도 아니고 그냥 수다 좀 떠는 건데, 뭐 그렇게 차갑게 굴 필요 있나요?” 이서아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서 그 말에 반박하려고 했는데 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보았다. 발신자는 신강우였다. 이서아는 계속 이러다가 자신이 신경쇠약에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젯밤에 수면제를 먹고 겨우 잠들었는데 이제는 전화 소리만 들어도 PTSD에 걸린 것처럼 반응했다. 밥을 몇 입 먹지도 못했지만 더 이상 입맛이 없어 식기를 정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