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장 순둥아, 날 좀 봐줄래?

이서아는 차분하게 말했다. “따님이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는 일을 저지르기 전에 좀 더 신중해질 거라고 믿어요. 그땐 더 큰 화를 피할 수 있겠죠.” 윤해숙은 그 말을 듣고 격분하여 테이블을 돌아 이서아에게 달려들려 했다. “내 딸을 네 따위가 감히 평가해? 이 잘난 척하는 계집애, 정신 똑바로 차려! 내 딸이 정말로 감옥에 가게 되면 우리 최씨 가문은 너와 끝까지 싸울 거야!” 이때 권소혜가 윤해숙을 막아서며 엄숙하게 말했다. “사모님, 지금 제 의뢰인을 협박하시는 건가요?” “우린 그냥 툭 까놓고 말하자는 거예요. 그래야 서로 이득이 될 테니까. 이서아 씨, 사실 큰 피해도 입지 않았잖아요. 돈 받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면 안 되나요? 우리랑 괜히 싸우지 말고.” 최태범은 코웃음을 쳤다. “아까도 말했듯이 이서아 씨의 개인정보는 이미 온라인에 공개됐어요. 세상엔 과격한 사람들이 많아요. 이서아 씨나 이서아 씨 가족은 언제나 두려움 속에 살고 싶진 않을 거잖아요. 그렇죠?” 이서아는 그들의 경고를 알아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감히 해보시죠!” 윤해숙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우리가 감히 못할 것 같아?”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가운 바람처럼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마치 눈보라가 몰아치는 듯했다. “좋아요. 저도 두 분이 감히 그럴 수 있는지 한번 보고 싶군요.” 이서아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한수호가 등장하자 방금까지 기세등등하던 최씨 가문의 부모는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들은 한수호가 용산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는데 어쩌다 서종시에 나타난 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수호는 무심한 눈길로 최씨 가문의 부모를 훑으며 물었다. “두 분, 뭐 하려는 거죠?” “...” 한수호가 나타난 상황에서 그들은 감히 무슨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윤해숙은 참지 못하고 억울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한 대표! 한 대표는 정말 비정한 남자예요! 우리 현아가 한 대표를 좋아한 게 벌써 10년이에요! 10년의 청춘을 한 대표에게 바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