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0장 왜 나만 괴롭혀

이서아는 말이 없었다. 유지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화났어요?” 화는 나지 않았다. 사실 이서아는 계속 유지호가 말을 꺼내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반드시 이 말을 꺼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최현아는 유지호의 친사촌 동생이고 관계가 깊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가 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이서아는 약간 비웃으며 말했다. “50만 원에서 1억 원에서 20억 원이라니, 가격 차이가 너무 큰 거 아니에요?” 스무 배나 차이가 났다. 유지호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 비서가 우리 이모부에게 100억을 제시했다는 것도 알아요.” 그는 솔직하게 덧붙였다. “그 100억은 한 대표님에게 주려던 게 아니에요. 사실은 미래 사위에게 주는 거죠. 우리 이모부와 이모는 한씨 가문과 혼인을 맺고 싶어 해요. 만약 그 일이 성사된다면 그 돈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 되는 거고 따라서 100억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인 셈이죠.” 이서아는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만약 한수호가 그 100억을 받았다면 그가 이서아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의미했을 것이고, 그들은 그녀를 대적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또한 최현아가 한수호와 이어질 가능성도 생겼을 것이다. 이건 마치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가는 격에 일석이조로 원하던 것을 모두 가지려는 속셈이었다. 유지호는 이서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 “우리 이모부와 이모는 현아를 정말 아껴요. 만약 현아가 정말로 감옥에 가게 된다면 두 분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이 비서를 괴롭히려고 할 거예요. 물론 이건 협박이 아니에요. 그분들이 뭘 하려는지 내가 알게 된다면 반드시 막을 거예요... 인정하기 싫지만 한 대표도 아마 이 비서를 도울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 비서가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마요. 어쨌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늘 있지만 그걸 계속 막는 사람은 없잖아요. 결국 이 비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평생 집에만 틀어박혀 있거나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있을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