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1장 그가 애교를 부리다

한 손으로 서명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수표를 건네주며 공증까지 끝낸 뒤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되었다. 윤해숙과 최태범이 떠난 뒤 유지호는 바로 이서아 쪽으로 돌아서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어디 가서 축하 파티할까요? 오늘 밤은 내가 쏠게요. 또 드림 라이프로 갈래요?” 이서아와 권소혜는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 세 사람이 함께 놀러 간다고? 이게 무슨 조합이란 말인가?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사람이 적어서 그래요?” 유지호는 핸드폰을 꺼내며 말을 이었다. “무슨 큰일이라고. 내가 몇 명 더 부를게요.” 유지호의 이런 태도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를 이서아가 최씨 가문에 보낸 스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큰돈을 잃고도 기뻐하며 축하 파티를 하려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유지호가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니 이서아와 권소혜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밥이나 한 끼 먹는 셈 치고 함께 가기로 했다. 유지호가 불러온 사람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성숙하고 점잖은 남자였다. 이서아는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권소혜는 이 남자를 보고 아주 티 나게 멈칫했다. 유지호는 자연스럽게 그 남자를 소개했다. “내 친구 오지성이라고 해요. 원래는 이 녀석한테 현아의 사건을 맡기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식사하면서 그 동안 쌓인 걸 풀죠.” 오지성은 잘생긴 외모였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 그는 이서아, 권소혜와 각각 악수했다. 권소혜의 손을 잡을 때 오지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몇 초 동안 손을 더 오래 잡고 있었다. 권소혜가 움찔하자 그제야 오지성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놓았다. 그들은 큰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잠시 후 유지호는 다리를 꼬며 무심하게 말했다. “오 변호사도 남부에서 꽤 유명한 형사 변호사예요. 권 변호사님은 지성이를 아세요?” 권소혜는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들어본 적 있어요.” “서로 재판에서 만난 적도 있나요?” “아직 그럴 기회는 없었어요.” 오지성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도 그런 기회는 없었으면 좋겠네요.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