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2장 그녀를 달래는 건 너무 어렵다
식사가 절반쯤 이어졌을 때 이서아는 집안 도우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으려고 방 밖으로 나갔다.
도우미는 이진태가 최근 이틀 동안 갑자기 술을 많이 마시기 시작하면서 매일 만취 상태라고 했다. 진영자가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았고 통제할 수 없다고 한다. 도우미는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어 이서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이서아가 봉천진을 떠난 그날 이진태가 정서적으로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그런데 술에 취하다니?
이서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진영자가 이진태 때문에 신경 쓰다가 건강이 안 좋아질까 봐 걱정되었다.
“내일 깨시면 저한테 전화해 주세요. 제가 잘 얘기해 볼게요.”
도우미의 알겠다는 대답을 들은 뒤 이서아는 전화를 끊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사이에 방 안에는 권소혜와 하은영만 남고 나머지 남자 셋은 보이지 않았다.
“다들 어디 갔어요?”
권소혜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담배 피우러, 전화 받으러 그리고 볼일 보러 세 명 다 나갔어요.”
이서아는 자기 자리로 돌아와 두 개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하은영에게 물었다.
“방금 용산에서 왔어요?”
하은영은 아주 묘하게 대답했다.
“네. 백인하 아가씨를 스칸국행 비행기에 태운 뒤 저는 바로 서종으로 왔습니다.”
‘배인하를 스칸국으로 보냈다고?’
이서아가 깜짝 놀라자 하은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백인하 아가씨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이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수프 한 숟가락을 마셨다. 그녀는 한수호가 백인하를 해외로 보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것도 한수호가 나한테 잘 보이려고 한 걸까? 백인하를 보내고 나면 한수호는 더 이상 백인하를 신경 쓰지 않을까? 그렇게 멀리 보내다니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나? 백인하는 정말 한수호가 날 화나게 하려고 데려온 거야? 백인하를 정말 좋아하진 않은 건가?’
이서아는 기분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다만 그녀가 오랫동안 신경 쓴 사람이 이렇게 하찮은 존재였다니 마치 먼지를 털어낸 듯한 허탈한 감정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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