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5장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사위

진영자도 어리석지 않았다. 한수호가 답변은 겸손하게 했지만 그가 가진 기품은 단순히 ‘돈이 좀 있는 사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 괜찮네. 3년 동안 사귀었다니 서로 알아갈 건 충분히 다 알았겠지. 내가 괜한 질문을 한 거네.” 한수호는 더 이상 돌려 말하고 싶지 않은 듯 갑자기 이서아의 손을 잡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조금 전 전 이미 서아에게 청혼했고 서아도 수락했습니다.” 그러자 이서아는 본능적으로 진영자를 바라보았다. 안색이 살짝 변했으나 진영자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결혼은 중요한 일이라 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할 수는 없지. 우린 아직 수호 씨에 대해 잘 모르고 수호 씨 부모님도 뵌 적이 없지 않나. 적어도 두 집안이 시간을 맞춰 앉아 대화를 나누고 상의해야 하지 않겠어?” 한수호는 차를 들어 코끝에 가져다 대고 향을 맡기만 하고 마시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 차분한 표정으로 차를 원래 자리에 내려놓았다. 이서아는 한수호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저렴한 차라 입에 안 대는 거겠지... 엄마의 말 때문에 기분도 조금 언짢아졌겠고. 자신과 같은 재벌가 사위를 엄마가 딱히 반기질 않으니까.’ 늘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고 살아온 한수호는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 이 없었을 것이다. 이서아는 갑작스러운 방문이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하였기에 적어도 미리 진영자에게 말해뒀어야 했다고 후회하며 말했다. “수호 씨, 차를 마을 입구에 주차해 뒀잖아요. 근데 그러면 사람들 다니는 데 좀 불편한 것 같으니 차를 골목 입구까지 옮기는 게 어때요?” 진영자도 덧붙였다. “마을 입구에는 주차하면 안 돼. 관광객들 출입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 견인될지도 몰라. 수호 씨, 차는 우리 집 앞에 주차해.” 한수호는 이서아가 진영자와 단둘이 이야기할 시간을 만들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기꺼이 협조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진영자는 이서아 옆으로 바싹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