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7장 난 오직 너만 좋아했어

이서아는 이제야 백인하와 한수호의 관계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수호를 힐끗 바라보던 이서아의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남자들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특히 한수호 같은 남자는 더더욱 그렇다. 백인하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는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하가 곁에 있는 것을 허락한 것은 한수호가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는 뜻 아니었을까? 지난 섣달 그믐날 밤 사건 이후, 한수호는 이서아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냉대했다. ‘백인하 씨를 곁에 둔 건 혹시 날 일부러 질투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에게로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이서아는 씁쓸하게 물었다. “어머님께서 백인하 씨를 좋아하시죠? 혹시 어머님께서 대표님한테 백인하 씨와 결혼하라고 하신 적은 없었어요? 현아 씨 말로는 원래 회장님께서 백인하 씨를 며느리로 인정하고 있으셨는데 갑자기 말을 바꾸며 결혼이 무산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거 설마 회장님께서 백인하 씨가 어머님이랑 관련이 있어서 그랬던 거예요?” 이서아는 한수호의 집안 사정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하지만 한수호의 아버지, 한웅이 곽정희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한수호는 그녀의 턱을 잡고 말했다. “이 비서는 비서지 탐정이 아니야. 너무 날카로운 물음 아닌가?” 그녀는 작은 실마리만으로도 모든 것을 추론해내는 능력이 있었다. 곧 이서아는 한수호의 손을 피하며 말했다. “그럼 대표님께서 나랑 결혼하려고 하면 어머님께서 반대하지 않을까요? 어머님은 백인하 씨를 며느릿감으로 생각하고 있잖아요.” 그러자 한수호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어른들의 말을 철저히 따르는 건 아이들뿐이지.” 이서아는 복잡한 마음에 다시 반지를 빼려고 시도하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거 빼는 방법이 분명 있을 거예요. 살에 박힌 것도 아닌데 못 뺄 리가 없잖아요.” 이서아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뛰어났던 한수호는 그녀가 왜 기분이 상했는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