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장 우리 인연은 끝이다

진영자도 이진태가 돌아오는 소리를 들으며 마지막 음식을 상에 내놓았다. “자, 이제 밥 먹자. 오늘 서아가 수호 씨를 데려온다고 미리 얘기를 안 해줘서 특별한 준비는 못 했네. 집에서 먹는 평범한 음식들이라 입에 맞을지 모르겠어.” 그러자 한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진태의 창백한 얼굴을 흘낏 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제가 서아에게 미리 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어머님 아버님께 말씀드리지 못한 건 서아 잘못이 아니라 제 탓이에요.” 진영자는 한수호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기쁜 날을 보내는 거라 그런지 웃음도 끊이질 않았다. “수호 씨, 서아를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두면 안 돼.” 이렇게 말하면서도 진영자는 곧바로 덧붙였다. “그래도 우리 서아는 속이 깊어서 버릇없이 굴진 않을 거야.” 이서아도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모두 식탁에 앉았고 진영자는 먼저 한수호에게 국을 떠주며 공용 젓가락으로 계속 그의 접시에 반찬을 올려주었다. “이 삼계탕 한번 먹어봐. 닭은 우리가 직접 키운 거고 안에 있는 채소들도 다 유기농이야.” “여기 매실장아찌도 먹어봐. 이건 서아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어렸을 때부터 새콤한 걸 아주 좋아했거든.” 한수호는 이서아를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서아는 예상대로 오이무침을 집어 들었다. “서아가 새콤한 걸 좋아합니까?” 진영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오늘도 장 보면서 매실을 한 박스나 샀다니까.” “맞다. 수호 씨는 생일이 언제야? 우리 이쪽 지역은 결혼할 때 생년월일을 보고 길일을 정해서 결혼식을 올리거든.” “물론 이런 건 자네 아버지와 상의한 후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겠지만...” 식탁에서 진영자는 따뜻한 말을 하며 친절하게 대해줬지만 옆에 있는 이진태는 점점 더 침묵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때까지는 이서아도, 진영자도 한수호에게만 신경을 쏟고 있었기에 이진태가 말없이 음식을 거의 손대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의 표정은 잔뜩 긴장한 듯 굳어 있었다. 한수호는 계속해서 예의를 지키며 미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