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3장 한 장의 CD
한수호가 유지호를 바라보자 그는 미소를 띠었다.
“만약 감옥에 가면 이 비서님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을 겁니다. 심지어 살아서 나올 수 있을지도 운에 달렸겠죠. 그렇게 되면 오 변호사는 자연스럽게 모든 걸 회피할 수 있을 겁니다.”
한수호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 북극의 얼어붙은 강처럼 차가웠다.
“서아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있다고요?”
그러자 유지호는 흥미로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지만 오 변호사가 말하는 게 꽤 진지했어요. 이 비서님이 무언가 죄를 지은 게 있다면 그게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서 꼬투리를 잡힌 건 아닌지 이 비서님께 직접 물어보는 게 좋을 겁니다.”
한수호의 냉정한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깊고 어두워졌다.
...
이서아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종업원들이 새로 상을 차려놓고 있었고 그들은 늦게까지 식사를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시즌을 나설 때 유지호는 이서아의 손에 딱딱한 카드 같은 것을 몰래 건넸다.
이서아는 직감적으로 고개를 숙여봤지만 어두운 조명 아래서는 그게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유지호를 바라봤다.
하지만 유지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비서님께 드리는 사과의 선물이라고 생각하세요. 아까는 진짜 의도한 게 아니었어요.”
그때 한수호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유지호는 마치 마술이라도 부린 듯 다이아몬드 팔찌를 손에 들고 있었다.
“사실은 이 팔찌를 드리려고 했는데 이 비서님께서 거절하셨으니 한 대표님이 대신 받아주시죠. 제 진심을 담았습니다.”
한수호는 팔찌를 한 번 힐끗 보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런 건 서아에게 필요 없습니다. 유 대표님 여자친구께 주시는 게 좋겠네요.”
이 말에 유지호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제가 원하던 여자친구는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고 심지어 아이까지 생겼으니 한동안은 이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지호는 팔찌를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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