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6장 냉혈한
그 모습에 안승원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한수호의 등을 쓸어내렸다. 호출 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한수호가 손을 저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한수호는 물을 몇 모금 마시며 기침을 꾹 눌렀다. 기침을 어찌나 심하게 했는데 폐가 아파와 한수호는 다시 침대 머리에 기댔다.
해가 지면서 노을이 병실을 환하게 비췄다. 수척해진 한수호는 눈이 움푹 패어 들어갔고 눈빛도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수장도 장례의 방식이지. 꼭 그렇게 힘을 들여서 옷 몇 벌 더 챙겨줄 필요는 없잖아.”
한수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갈라져 있었다.
“묘비라도 세우면 명절 같은 때에 추모라도 할 수 있잖아.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아다니게 하는 건 너무했지.”
안승원이 말했다.
“너 그런 것도 믿어?”
이 말에 안승원도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
“믿는다기보다는 내가 신경 쓰는 사람이면 그렇게 해주려고 하는 편이지.”
다 그랬다. 산 사람은 죽은 사람에게 더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기에 아무리 허무맹랑한 생각일지라도 추모에 도움이 된다면 했다. 어차피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었기에 그냥 위안으로 삼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냉혈한 한수호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쉬운 일이어도 신경 쓰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그럴 필요 없다는 한수호의 말에 안승원은 할 말을 잃었다.
“난 그저 네가 언젠가 저녁에 놀라서 깨거나 깨어나서도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없었으면 해서 그래.”
안승원도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었지만 한수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 한수호의 모습에 안승원도 두손 두발 다 들었지만 그래도 이서아와 알고 지낸 사이라 부적이라도 몇 개 태워줄 생각이었다.
볼일이 끝난 안승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간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 건강이 제일 중요해.”
“응.”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한수호는 안승원이 나가자마자 하은영을 불렀다.
“퇴원 수속해.”
“하지만 아직 몸이...”
한수호가 차갑게 말했다.
“의사가 아직 수술 못 한다고 일단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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