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7장 충성

장사를 하는 사람은 이익을 쫓기 마련이다. 한수호도 퇴원하자마자 SU 캐피탈 대표와 만난 건 다 이익을 고려해서였다. 두 사람은 식사하면서 프로젝트 협력안을 만들어 사인하고 악수했다. 그러다 한수호 옆에 선 하은영을 보고는 SU 캐피탈 대표가 입을 열었다. “전에 이 씨 성을 가진 비서를 데리고 다니지 않았나요?” 하은영이 놀란 표정으로 SU 캐피탈 대표를 바라봤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 뜬금없이 이서아 얘기를 꺼낸 것이다. 한수호는 SU 캐피탈 대표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를 알아채고 덤덤하게 대답했다. “네. 전에 SU 캐피탈로 입사해 대표님 비서가 될 뻔한 사람이죠. 오래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네요.” 이서아는 스타 그룹에서 나와 일자리를 찾을 때 SU 캐피탈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때 계약서까지 다 준비된 상태라고 들었다. SU 캐피탈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요즘 그런 인재를 어디 구하기 쉽나요? 그래서 기억에 남은 것뿐이에요. 스타 그룹에서 퇴사한 건가요?” 한수호는 SU 캐피탈 대표와 맞잡은 손을 내려다봤다. 대표의 손에 은은한 빛이 감도는 다이아몬드 결혼반지를 끼고 있었다. 한수호는 입꼬리를 당기더니 이렇게 말했다. “네, 퇴사했어요.” SU 캐피탈 대표는 아쉽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하은영은 마음이 착잡했다. 죽긴 했어도 그녀를 스타 그룹에서 일했던 좋은 비서라고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다. ... 두 사람은 시즌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나왔다. 복도를 통과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룸에서 비틀거리며 걸어 나오더니 하마터면 한수호와 부딪칠 뻔했다. 한수호가 뒤로 한걸음 물러서는 바람에 여자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부딪친 사람이 누군지 확인한 여자는 갑자기 흥분하더니 한수호에게로 기어가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대표님, 살려주세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 한수호는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곧이어 룸에서 몸집이 좋은 남자가 따라 나와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는 다시 안으로 끌고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