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8장 노크 세 번

여자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한수호를 바라봤다.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식에서 그런 좌절을 겪었으니 여자로 상처를 치유할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았다. 게다가 얌전하고 말을 잘 듣는 여자라면 더 받아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여자의 기대는 곧 절망으로 변했다. 한수호의 표정에서 경멸을 읽어냈기 때문이다. 여자가 입을 뻐끔거리며 뭔가 말하려는데 한수호가 먼저 물었다. “결혼에 실패하면 내가 그쪽을 받아들일 거라는 착각은 어떻게 온 거예요?” 여우눈을 한 여자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며칠간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한수호가 처음 지은 표정은 조롱이었다. “여자가 필요했다면 널린 게 선택지인데 별 볼 일 없는 그쪽을 내가 왜 곁에 두어야 하죠? 이서아의 과거를 따라 했다고 이서아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거예요?” 이서아도 빚쟁이에 시달리다 겨우 도망쳐 나왔는데 나쁜 사람을 만나 온갖 수모를 당하던 중 마침 지나가던 한수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오늘 밤 비까지 내렸다면 그해 한수호가 이서아를 만났을 때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수호는 원래 불의를 못 참고 나서서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때 이서아를 구해준 것도 이서아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서아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연기든 실제 상황이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서아를 대신해 그의 옆에 남는 건 가당치도 않은 소리였다. 한수호는 대체품에는 관심이 없었다. “...” 여우눈을 한 여자는 너무 난감한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수호는 먼저 차에 올랐다. 하은영도 일을 마저 처리하고 나오다 여자를 힐끔 쳐다보고는 군말 없이 차에 올랐다. 그렇게 차는 여자 앞으로 스쳐 지나갔다. 여자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선 채 어쩌다 들키게 된 건지 돌이켜봤다. 한수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연기한 건 맞았다. 한수호라는 남자를 너무 갖고 싶어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와이프가 어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