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5장 이제 저들이 죽을 차례
꿈속은 현실에서 도피할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잠에 들었다가 광야에서 발생한 일을 꿈에서 다시 겪을 것만 같았다.
한수호가 쏜 화살에 맞은 상처는 이미 아물어서 동전 크기의 흉터만 남았지만 심장이 뛸 때마다 이서아는 그 자리가 같이 아팠다.
뛰는 심장이 그녀에게 광야에서 있은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서아는 심호흡하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나도 모르겠어요... 정우 씨,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맞는 걸까요?”
진영자의 죽음, 화살에 맞은 고통, 가족이 풍비박산 난 서러움,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려한 한수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문제는 넘쳐나게 많은데 답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왜 그녀에게 일어난 건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이서아가 주저앉은 나무 바닥은 딱딱하면서도 차가웠다. 한기가 다리를 타고 몸 곳곳으로 스며들어 갔다. 거울로 몸을 파르르 떠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달달 딸렸다.
“나는 그날에 그냥 죽었어야 해요.”
이서아는 원래 굳센 사람이었다. 한수호가 그렇게 탄압해도 전혀 머리를 숙이거나 무너지지 않던 그녀는 지금 입만 열면 죽음뿐이었고 흑백 사진처럼 생기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임정우는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잘 알고 있었다. 아니면 수술 후 그렇게 오래 혼수 상태에 빠져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의사도 이서아가 삶의 의지를 잃었다고 말했다.
만약 도피가 그녀로 하여금 용산에서 있었던 일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한다면 임정우도 그녀가 계속 자기가 만든 껍데기 안에 숨어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서아는 낮에는 자는 척하고 밤에는 몸을 웅크린 채 날이 밝을 때까지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그 일을 전혀 내려놓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자기를 괴롭히고 있었다.
임정우는 손으로 이서아의 얼굴을 받쳐 들었다.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너무 울어서 눈물이 메말라 버린 사람 같았다.
“죽는 건 쉽지. 근데 이렇게 죽어도 괜찮겠어?”
이서아의 눈꺼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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