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6장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날 뒤로 이서아의 몸은 정말로 낫기 시작했다. 일찍 자고 일찍 깰뿐더러 음식도 꽤 잘 먹는가 하면 검사와 약물 치료에도 매우 협조적이었다. 원래는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하던 일을 이제는 입밖에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이서아는 임정우에게 지강철을 잠깐만 빌려 가겠다고 하고는 그날 진영자가 어쩌다 그렇게 된 건지 자세히 물었다. 거실. 이서아는 임정우와 함께 맞은편에 앉은 지강철과 차를 마셨다. 이서아가 질문하자 지강철은 먼저 임정우를 돌아봤다. 임정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지강철은 이서아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더니 죄책감을 못 이겨 이렇게 사과했다. “이서아 씨, 정말 죄송합니다. 사모님을 제게 맡겨주셨는데 제가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이서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어떻게 된 건지 그 과정을 듣고 싶어요.” 지강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에 대한 한수호의 감시가 워낙 엄격해서 병원에서 나오지도 못했는데 들키고 말았어요.”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지강철은 병원에 너무 많은 사람을 데려가지 못하고 4명만 데려갔다. 추격전이 벌어지자 지강철은 신속하게 판단을 내리고 진영자를 한 수하에게 넘겨줬다. “사모님 데리고 바로 평화로로 가. 데리러 나온 사람이 있을 거야. 나는 저 사람들 따돌리고 합류할게.” “알겠습니다.” 데려간 사람은 적었지만 하나같이 유단자였고 케미가 좋았다. 저쪽에서 진영자를 데려가자마자 이쪽에서는 몰래 이서아를 두 번이나 도운 간호사가 작전에 합류해 진영자로 분장하고 지강철과 함께 추격자들을 유인했다. 여기는 병원이고 상업가라 매우 북적였다. 지강철이든 한수호가 보낸 추격자든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은밀하게 추격했다. 사람이 많으면 빨리 걷고 사람이 적으면 질주했다. 그렇게 인파 속을 누비고 다녔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는 않았다. 지강철은 병원에서 나와 골목으로 달려갔다.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골목을 보고 세 사람은 눈빛을 주고받더니 추격자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각자 다른 골목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곳에 모였을 때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