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7장 선생님이 될 기회

이서아는 눈물을 삼키고 싶었지만 결국 두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진영자가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알았다. 딸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엄마였기에 진영자는 자기가 죽으면 이서아가 자책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바보처럼 한수호의 속임수에 넘어가지만 않았다면 두 사람이 죽을 일도 없다고 생각할까 봐 마지막 순간에 온 힘을 다해 원망하지 않는다고 자책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임정우는 말없이 손수건을 건네줬다. 이서아는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닦아냈다. 눈물을 흘리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다시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복수에 성공한 그날일 것이다. “다른 말씀은 없으셨어요?” 이서아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지강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한 일은 잊어버리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이서민을 꼭 찾아달라고 하셨어요.” 이서민은 이씨 가문의 셋째 딸이었다. 임정우는 찻잔을 들었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이 시야를 살짝 가렸다. “나도 찾고 있어. 하지만 실종된 지 너무 오래돼서 아직 단서가 없어.” “서민이가 대학 시절에 만난 사회 청년이 있는데 그 사람을 만나면서 대학교 자퇴하고 홀연히 사라져서는 연락 두절이라고 부모님이 그러셨어요.” 이서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사기당한 거 아니에요? 아니면 집에 연락 한 통 안 할 리가 없는데.”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런 가능성도 있지. 지강철. 이쪽으로도 알아봐.” 임정우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찻잔을 톡톡 두드리며 고민에 잠겼다. “한수호도 서민을 찾은 적 있어.” “장부가 서민이 손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서아가 멈칫하더니 뭔가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가능성 없는 건 아니에요. 내 기억에 서민이는 착하고 얌전하고 숫기가 없는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가 남자랑 도주할 것 같지는 않아요.” “네가 집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주’했다면 이강석이 위험을 감지하고 서민에게 장부를 들고 가라고 했을 수도 있어. 너희 어머니가 죽기 전에 서민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