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4장 홀아비

한편 다시 댄홀 가든으로 돌아온 이서아는 김지영을 서재로 불렀다. “골드 그룹 주주 명단 조사해 주세요. 제임스는 뜻을 굽히려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요.” 김지영은 이서아의 ‘작전’이 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주주 명단에 있는 주주들을 만나 주식을 사들이려는 거죠? 18%까지 모으면 골드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때가 되면 이서아에게 골드 그룹을 처분할 수 있는 막대한 권력이 쥐어지게 된다. 그러면 로피 그룹은 전에 걱정하던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아주 손쉽게 골드 그룹을 인수하게 될 것이다. 대한 제국의 경쟁 상대를 자극해 인수 가격을 서로 올리며 대적할 필요도 골드 그룹의 이미지가 실추되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리스크도 없이 골드 그룹을 손에 넣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돈 한 푼 쓰지 않고 임정우의 이름으로 투자 은행에서 돈을 빌려 골드 그룹을 손에 넣은 후 로피 그룹에 자금을 신청한다면 로피 그룹도 아주 흔쾌히 동의할 것이다. 임정우에게서 빌린 돈을 그대로 돌려준다던 말을 김지영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김지영은 처음에 이서아가 왜 굳이 제임스를 찾아가 약을 올린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모든 의문을 털어낸 김지영이 바로 대답했다. “네, 지금 바로 가져다드릴게요.” 이서아는 김지영이 가져온 명단을 보며 어느 주주부터 만나봐야 할지 밤새 연구했다. 김지영은 옆에 앉아 자료를 찾아주며 진심으로 칭찬했다. “이서아 씨, 고작 며칠 배운 걸로 이렇게 완벽한 방안을 생각해 내시다니 정말 너무 대단해요.” 이서아는 손가락으로 볼펜을 돌려가며 웃었다. “원래도 조금 알고 있었는데 정우 씨가 잘 가르쳐준 덕이 크죠.” 볼펜이 약손가락에 낀 반지와 부딪혀 바닥에 떨어졌다. 이서아는 반지를 본 순간 웃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 하론은 밤이었지만 용산은 낮이었다.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바뀔 때라 날씨가 따듯했다. 한수호는 안승원과 함께 골프치러 갔다. 파란 잔디에서 하얀 운동복을 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