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5장 경쟁 상대

“그런 디테일까지는 모르지.” 안승원이 이렇게 말하더니 자기가 치던 공 앞으로 다가갔다. 안승원도 그저 재미난 일이라고 생각해 공유한 것일 뿐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 한수호도 골프를 치고 있었지만 정신은 다른 데 팔려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날카로운 눈빛으로 태양을 바라보다 이렇게 말했다. “나는 골드 그룹을 인수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로피 그룹은 아니야. 그렇게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냈는데 아무런 액션이 없을 리가 없지... 됐다. 난 여기까지 칠게.” 한수호는 골프채를 캐디에게 던져주더니 장갑을 벗으며 밖으로 나갔다. 안승원은 화가 나면서도 웃겼다. 말로는 인수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면서 행동은 그렇지 못했다. 한수호는 인정하지 않아도 임정우를 걸고넘어지려는 게 분명했다. ... 한수호는 비즈니스적인 감각이 매우 민감한 편이었다. 한수호는 골프장에서 나오자마자 회사로 돌아가 하은영과 조인영에게 조사해 보라고 했다. 두 비서의 능력은 더 말할 것 없었다. 한수호가 휴게실에서 슈트로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두 사람은 조사를 끝내고 골드 프로젝트 책임자와 함께 테이블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조인영이 먼저 보고했다. “골드 그룹의 주주 중에 데이비드라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길 로피 그룹 사람이 몰래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더니 60달러/주의 가격으로 가지고 있는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제안하면서 앞으로 실권을 손에 쥐여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데이비드는 로피 그룹에서 같은 방법으로 다른 주주들도 연락했고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한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수호가 테이블에 앉자 하은영이 태블릿으로 골드 그룹의 주가 변화 트렌드를 보여줬다. 한수호는 손목에 시계를 차면서 트렌드를 주시했다. 하은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문제를 정확하게 캐치하고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트렌드는 골드 그룹의 주가 변화 트렌드입니다. 아마 제임스와 다른 사람을 한꺼번에 무너트릴 생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