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홍서윤은 호흡이 조금 가빠졌지만 다행히 연주를 마쳤다. 그녀는 숨을 고르고 나서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무대를 내려왔다.
성주원의 시선은 여전히 그녀의 뒷모습에 꽂혀 있었다. 방금 본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과 섹시하게 드러난 어깨, 손안에 다 들어올 것 같은 가느다란 허리, 매끄럽고 희디흰 다리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렸다.
마지막에 그의 시선은 홍서윤의 허리에 머물렀는데 뭔가 자신의 손으로 그것을 움켜쥐었을 때 더욱 아름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 들어 홍서윤은 성주원을 피하는 것 같았고 어쩐지 그를 두려워하는 기색도 보였다.
성주원은 손에 들린 잔을 단숨에 비우고 입가에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렸다.
“점점 더 재미있어지네.”
밤 열 시, 홍서윤은 옷을 갈아입고 나와 매니저에게 정산을 받았다. 두툼한 현금다발이 손에 쥐어지자 그녀는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을 크게 뜨며 믿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
매니저가 그녀를 흘끗 보며 말했다.
“놀랄 거 없어요. 앞으로 서윤 씨가 받을 돈은 이거보다 훨씬 더 많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홍서윤은 조심스레 돈을 챙기고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손에 든 돈을 하나하나 세며 걷다가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것은 바로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유성현에게 진 빚을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눈앞에 검은색 카이엔이 멈춰 섰다. 그러자 홍서윤은 순간 드라마에서 본 납치 장면이 떠올라 경계심에 뒷걸음질 쳤다.
차 문이 열리더니 문재혁이 내렸고 홍서윤은 그제야 뒷좌석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 옅은 술 냄새가 차 안에서 풍겨 나왔다.
시선을 돌리자 어둠에 가려진 자리에서 성주원의 또렷한 이목구비가 드러났다. 그는 눈을 감은 채 깊은 잠에 빠진 듯 보였는데 술을 꽤 마신 게 분명했다.
홍서윤이 입술을 깨문 채 물었다.
“문 사장님, 무슨 일인가요?”
문재혁은 헛기침하고 웃으며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그런데 저 사람이 만취해서 말이죠, 누군가가 좀 챙겨줘야 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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