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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홍서윤은 온몸의 힘을 다해 버둥거렸지만 유지욱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 얼굴이 점점 다가와 입을 맞추려 하자 홍서윤은 고개를 돌려 얼굴을 목에 파묻으며 유지욱의 입술을 피했다. 유지욱은 수치와 분노로 거칠게 홍서윤의 턱을 잡아 억지로 돌렸고 돌아온 건 날카로운 이로 물어뜯는 것이었다. 손바닥 부분이 거의 뜯길 정도로 홍서윤이 물자 유지욱의 관자놀이에서는 시퍼런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고 다른 한 손을 들어 홍서윤의 뺨을 후려치려 했다. 곁눈질로 우연히 불이 켜진 핸드폰을 본 그는 순간 긴장하게 되어 홍서윤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아저씨'라는 세 글자가 있어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통화 화면은 고요했고 상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지욱은 최태준이 정말로 홍서윤을 버린 것이라 생각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같은 시각 최태준의 귀로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뒤 이어진 건 끊어진 신호음이었다. 주차장을 성큼성큼 걷던 최태준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뒤따르던 주성민은 놀라 흠칫하고 말았고 지금 최태준의 기분이 최악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한참 후 최태준은 낮고도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당장 승마장 쪽에... 아니 됐어요.” 최태준은 말을 바꾸었다. “내가 직접 가죠!” 최태준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절박한 홍서윤의 외침이 울려 펴져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었다. 유지욱은 홍서윤의 턱을 들어 억지로 입에 술을 들이부었고 술은 턱을 타고 흘러내려 가슴을 적시며 곡선을 드러냈다. 홍서윤의 가슴을 본 유지욱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술잔을 던지고 몸을 덮쳤다. 그러나 홍서윤의 몸을 제대로 탐하기도 전에 쾅쾅 문 부수는 소리가 들렸고 몇 번 들리지 않아 문이 박살 났다. 그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문을 보았다. 닫혔던 문은 이미 저 멀리 떨어져 나가 있었고 키 크고 훤칠한 남자가 문가에 서서 바깥의 빛을 거의 다 가리고 있었다. 최태준은 곧장 소파 위에 앉은 소녀를 보았다. 홍서윤은 무릎을 끌어안고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있었고 어깨의 옷은 흘러내려 하얀 살결 위로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으며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문가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홍서윤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눈이 살짝 흔들리더니 눈물이 줄 끊어진 진주처럼 떨어져 내렸다. 그 눈물이 최태준의 가슴을 아프게 했고 눈동자가 흔들리며 분노가 피어올라 입술을 짓이겼다. 충동적인 마음을 억누른 채 겉옷을 벗어 홍서윤에게 덮어주었다. “최, 최태준 씨... 아악!” 유지욱은 무릎에서 엄청난 통증을 느끼게 되었다. 최태준이 발로 차 그를 억지로 무릎 꿇리게 한 것이다. 그는 무릎을 움켜쥔 채 미간을 구겼지만 이를 악물고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최태준은 홍서윤의 다리 아래로 팔을 넣어 안아 올리며 유지욱을 지나칠 때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너 같은 존재는 유씨 가문의 오점일 뿐이지. 이 빚은 나중에 천천히 갚아주마!” 유지욱은 고개를 떨군 채 감히 한마디도 못 했고 최태준이 보복을 언급하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최태준이 떠난 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유아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람아, 이번엔 정말 네가 이 오빠를 살려줘야 해! 최태준이 나한테 복수하겠다고 했어. 내가 당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너까지 휘말리면 안 되잖아!” “오빠는 왜 그렇게 쓸모가 없어!” 유아람은 유지욱의 말을 듣자마자 이번 일이 실패했음을 깨달았고 최태준이 곧 유지욱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려 한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지끈거리는 미간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 최태준은 홍서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개인 주치의를 불러 검진을 받게 했고 별다른 상처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굳게 찌푸렸던 미간이 조금 풀렸다.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그는 전화를 걸었고 상대가 금세 전화를 받자 최태준은 간단하게 용건만 말했다. “남현 프로젝트는 일단 보류하고 지금 당장 유지욱을 데려와요!” 전화를 끊은 뒤 침대에서 인기척이 나며 홍서윤이 깨어났다. 최태준은 그런 홍서윤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구름처럼 드리운 검은 머리칼 아래 안색은 아주 창백했다. 은은하게 나는 그녀의 체향에 최태준은 잠시 마음이 흔들려 무심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깼어?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홍서윤은 무심코 전처럼 대답하려다가 이제 그와 아무 사이도 아님을 떠올리고는 어렵게 말을 돌렸다. “네, 괜찮아요. 이번엔 정말 감사했습니다, 최태준 씨.” 순간 홍서윤의 이마에 올렸던 손이 굳어버렸다. ‘최태준 씨?' 그제야 정신이 든 최태준은 천천히 손을 내리며 턱을 들어 올린 채 목젖을 꿈틀거렸다. 등줄기에는 싸늘한 기운이 돌며 저도 모르게 이를 빠득 갈았다. 홍서윤은 마음속에 불안이 치밀었고 놀란 새처럼 그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의 손이 홍서윤의 턱을 움켜쥐어 얼굴을 억지로 돌리고 나서야 홍서윤은 살벌한 그의 눈과 마주하게 되었다. 최태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픽 웃었다. “방금 뭐라고 불렀지? 다시 불러봐.” 홍서윤은 그가 이렇게 웃는 걸 본 적이 없었고 너무도 서늘하고 소름 끼쳤다. 꼭 야생 늑대 같아 당장이라도 자신을 씹어 삼켜버릴 듯한 기분이었다. ‘최태준 씨라고 부른 게 마음에 안 들었나?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지?' ‘아니면 잊은 건가? 먼저 연을 끊자고 한 사람은 아저씨였잖아. 그 덕에 난 사람들에게 비난만 받았다고.' 그에게 잡힌 턱이 아팠지만 홍서윤은 이를 악물고 떨리는 입술로 여전히 호칭을 바꾸지 않았다. “최태준 씨, 아파요.” 그 호칭을 다시 들은 최태준은 가슴이 턱 막힌 기분이 들었고 도무지 가시질 않는 듯했다. 연을 끊은 건 분명 그가 원한 것이었는데 어째서 마음이 이리도 시원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답답하기만 한지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홍서윤에게 교훈을 주고 잘못을 깨닫게 하고 싶었을 뿐이지 정말로 연을 끊으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홍서윤은 고집을 부리며 진심으로 받아들여 버렸다.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최태준은 홍서윤을 놓아주며 일어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렇게 연을 끊고 싶어? 그래, 그럼 우리 하나씩 계산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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