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윤서아가 기세등등한 눈길로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녀에게 대답할 의무가 없고 서이준 역시 그럴 의도가 없어 보였다.
오직 기사만이 차에서 내리며 물었다.
“우진 그룹 직원이세요? 여긴 대표님 전용 차고인데 어떻게 들어오셨죠?”
윤서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여기까지 쳐들어온 의도를 떠올린 것 같았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거두고, 약간 미안한 듯 말했다.
“아, 그러셨군요? 죄송해요. 몰랐어요.”
“저는 신입 사원이라서 우진 그룹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방금 디자인 방안에 너무 집중해서 저도 몰래 여기까지 들어왔네요.”
말하는 동안 그녀는 연신 눈을 깜빡였다.
약간 의도적인 행동이었고, 거울 앞에서 여러 번 연습한 티가 났다.
나는 가식적인 그녀의 몰골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문득 이 여자가 배승훈을 능수능란하게 조종하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윤서아는 무심한 듯했지만, 확신에 찬 침착함이 깃들어 있었다.
이 여자도 자신이 진정 신경 쓰는 사람 앞에서는 이토록 어설픈 모습을 보이는구나.
심지어 그 몰골이 약간 어릿광대 같기도 했다.
지난 시간 동안 내가 수없이 무너지고 울고 불며 난리를 치던 모습이 배승훈에겐 딱 지금처럼 느껴졌겠지...
당사자는 영원히 알지 못하는 법이다.
도끼가 제 자루 못 찍으니까.
나는 담담한 눈길로 서이준을 흘긋 보았다. 다행히 우린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갈 예정이기에 나도 더는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추악하게 망가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윤서아는 제 딴에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모든 끼를 발산하며 곁눈질로 계속 서이준의 반응을 살폈다.
안타깝게도 이 남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히려 기사가 언짢아하는 그의 표정을 알아챘다.
“그럼 이만 나가주시죠.”
윤서아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이토록 쌀쌀맞게 문전박대를 당하다니. 그녀가 꿈꿨던 아름다운 만남, 첫눈에 반하는 그런 장면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녀가 간절히 원했던 일이라면, 어찌 쉽게 포기하겠는가?
윤서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뜸 내게 달려와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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