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이어진 며칠 동안, 고성은은 거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실험실에 틀어박혀 연구에만 몰두했다.
토요일 밤, 박씨 가문의 전용 부두는 눈 부신 조명으로 대낮처럼 밝았다.
하얗게 빛나는 5층짜리 초대형 호화 유람선이 묵직하게 정박해 있었고, 선체는 서치라이트를 받아 진주처럼 은은한 광채를 뿜어냈다.
이 배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배성 그룹의 권력과 부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오늘은 배성 그룹 창립 50주년. 축하 연회가 스타호라 불리는 이 유람선에서 열린다.
부두에는 고급 승용차가 끊임없이 들어왔고, 문이 열릴 때마다 해청은 물론 전국적으로 이름난 사업가들과 저명인사들이 줄지어 내렸다. 그들은 금박으로 장식된 초대장을 내보이며 차례로 승선했다.
“들었어? 박 대표님이 이번에 큰돈을 썼대. 무려 오백만 발 분량의 불꽃놀이를 준비했다더라!”
“오백만 발이라고? 세상에... 강세린이 불꽃놀이를 좋아한다던데... 그 여자 웃는 모습 좀 보겠다고 박 대표님이 거액을 쓴 모양이네.”
“중요한 건, 오늘 밤 박 대표님이 공식 발표를 한다나 봐. 배성 그룹 회장님까지 배에 올랐다는데, 과연 어느 집 딸일까?”
“내 생각에는... 강세린일 거야.”
“강세린 말고 누가 또 있겠어? 며칠 전 박 대표가 직접 해외에 가서 생일 파티를 열어 줬다잖아. 이건 누가 봐도 미래의 사모님 대우지!”
손님들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며 기대와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안내인의 인도로 전용 통로를 따라 스타호에 올랐다.
유람선 내부의 연회장은 마치 꿈속 궁전 같았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 주인의 부와 취향을 드러냈다.
도심 빌딩 높이만 한 천장에는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드리워져 눈부신 빛을 뿜었고, 대리석 바닥은 그 빛을 반사하며 윤이 났다. 공기에는 고급 향과 싱싱한 꽃향기가 섞여 은은하게 퍼졌다.
넓은 홀 안에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샴페인과 정교한 핑거푸드를 든 웨이터들이 우아하게 인파 사이를 오갔다.
그때 입구 쪽이 술렁이더니 사람들의 대화가 일제히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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