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위험천만한 그 순간.
혼란스러운 인파 속에서 두 개의 날렵한 실루엣이 튀어 오르듯 돌진해 왔다. 화살처럼 날아든 그들은 뒤얽힌 인파를 헤치고 고성은이 있는 쪽으로 번개같이 달려왔다.
시간이 한없이 늘어진다.
예상했던 극심한 통증은 찾아오지 않았다.
유리비가 쏟아지기 직전, 그녀는 흰색 실루엣 하나를 스치듯 보았고, 다음 순간 뜨겁고 넓은 가슴이 등에 부딪치며 그녀를 단단히 감싸안았다.
숨이 턱 막힐 만큼 강한 충격이 있었지만, 곧바로 몸속 깊이 파고드는 든든한 안정감이 뒤따랐다. 귀를 때리는 듯한 유리 파편 파열음이 퍼져 나갔지만, 그 소리는 마치 어딘가에 막혀 멀어진 듯 희미했다.
누군가 온몸으로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란이 잦아들자, 고성은은 떨리는 속눈썹을 들어 천천히 눈을 떴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육정호의 날렵한 턱선, 그리고 그 깊은 눈동자에 가득한 다급함과 걱정이었다.
“괜찮아? 안 다쳤어?”
가쁜 숨이 섞인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시선은 그녀의 몸을 빠르게 훑으며 상처가 없는지 샅샅이 확인했다.
“아픈 데 없어? 말해 봐.”
고성은은 고개를 저었지만,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울음 섞인 비명이 귓전을 때렸다.
“재현 오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본 고성은은 심장이 세차게 움찔했다.
강세린이 박재현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팔을 꽉 붙잡고 놓지 않았다.
“피가 나요! 오빠, 손 다쳤다고요!”
박재현의 왼손과 팔뚝에는 날카롭게 긁힌 상처가 여러 줄 나 있었고, 빨간 피가 흘러 값비싼 흰색 슈트 소매를 물들였다.
유리 파편이 이토록 날카로울 줄은 몰랐다. 옷조차 그렇게 쉽게 찢었다면, 고성은의 살가죽을 베었을 때 어떤 광경이 펼쳐졌을까.
“흑... 미안해요, 재현 오빠... 전부 제 잘못이에요. 제가 그렇게 가까이 서 있지 않았다면... 오빠가 저를 구하려다가 다칠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강세린은 숨넘어갈 듯 울먹이며 말했고, 그 손끝은 조심스럽게 박재현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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