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역시 박재현은 강세린을 많이 사랑하고 있는 듯하다 .
고성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하였다. 심장이 무언가에 막힌 듯 답답하기만 했다.
“사모님, 오셨습니까?”
집사는 어느새 총총걸음으로 달려와 공손하게 옆에 서 있었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도련님께서는 지금 침실에 계십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손에 꼭 쥐고 있던 보온 상자를 집사에게 건넸다.
“바로 냉장실에 넣어주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어떤 감정도 들어있지 않았다.
“직접 지키고 있어요. 절대 아무도 접근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알겠죠?”
“네, 사모님.”
집사는 조심스럽게 그 무거운 보온 상자를 받아 들고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고성은은 심호흡하고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안채 쪽으로 향했다.
백합의 그윽한 향기가 콧속을 파고들었다.
한때 가장 좋아했던 냄새였지만 지금 이 순간은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길을 그녀는 수없이 걸었고 이 길을 걸을 때마다 기대를 품었었다.
다만 걸을 때마다 붉게 타오르는 못을 밟는 것처럼 많이 아팠다.
날카로운 통증이 발바닥에서 심장까지 빼곡하게 끊임없이 차올랐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더 이상 강렬했던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 대신 그에 대한 깊은 원한밖에 남지 않았다.
기억 속에 떠오르는 것은 그가 강세린에게 고백할 때 그 애틋한 모습과 하늘 가득 흩날리는 분홍색 꽃잎이었다. 정말 아름답고 눈부신 장면이었다.
그가 서혜란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던 모습, 냉혹하고 매정했던 그의 얼굴, 그리고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그녀의 목을 조르며 회사의 데이트를 유출한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묻던 그의 모습, 악마와 같은 흉악한 그의 모습...
한 장면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무심코 그들 사이에 미움이 그렇게 깊게 쌓여 있었고 그 원한이 그녀를 삼켜버릴 정도로 깊었다.
그녀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고 앞으로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모든 힘이 빠져나간 듯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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