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화
고성은은 안으로 들어갔다.
침실 안은 순식간에 특별한 향기로 가득 찼다. 이 향기는 매우 특별했고 다른 꽃향기와 달리 사람 마음을 달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후각은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인식이라고 했다. 감정 반응이 앞서고 인지 평가가 뒤처지기 때문에 슬플 때 향기를 맡으면 감정을 가장 빨리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재현 씨.”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그녀는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재현이 이렇게 의기소침하고 낭패한 모습을 보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보아하니 육정호가 이번에 그한테 큰 타격을 준 모양이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다시 한번 그를 자극했다.
“당신 정말 이대로 포기할 거예요?”
“정호 선배한테 패배를 인정하냐고요?”
“이대로 무너질 거예요?”
“의료계에서 완전히 물러나 겁쟁이가 될 거냐고요?”
공허하고 생기가 없던 눈이 갑자기 강한 원한을 품었고 그가 눈을 들어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그녀를 삼킬 것만 같았다.
이렇게 통제 불능이고 퇴폐해진 그의 모습을 처음 본 고성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녀는 애써 담담한 척하며 그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사실 난 앤디가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앤디는 결국 이 세상에 나오지 못할 운명이네요.”
“배성 그룹은 이 모든 것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것 같아요.”
“세상의 고통을 마음에 두고 사랑이 넘치던 그 박재현은 그저 말뿐이었던 거예요? 난 하마터면 믿을 뻔했네요.”
그가 주먹을 불끈 쥐자 뼈마디는 하얗게 변해갔고 핏줄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불과 하루 만에 우진 그룹의 앤씨아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92%를 차지했어요. 주문이 10년 후까지 꽉 찬 상황이라고요.”
“당신은 나머지 8% 따위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죠?”
“하긴, 단지 천육백만 가구일 뿐인데. 박재현 당신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죠.”
그녀는 단지라는 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앤디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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