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어느 공식부터 공개할 생각이야?”
그가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둘 사이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그의 몸에서 은근히 풍겨오는 시더우드 향은 서늘한 기운을 뿜어댔다.
“폐암 치료 관련 공식이 우선이 될 거예요.”
고성은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조건만 충족되면 어느 의료기관이든 협력할 수 있도록 개방할 거예요.”
육정호의 이마가 깊게 찌푸려졌다.
“그럼 너무 많은 사람이 달려들 거야. 이건 네가 직접 연구한 결과고 청조 테크의 핵심 기술이기도 해. 애초에 계획에도 없던 일이잖아.”
“공식 공개는 시작일 뿐이에요. 동시에 미끼이기도 하고요. 제가 낚고 싶은 건 가장 큰 물고기거든요.”
“너 자신을 미끼로 쓰겠다고?”
남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반대의 기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처음에 이 공식을 만든 건 단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였어요.”
고성은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이 길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그랬다. 애초에 이 연구는 박재현의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시작된 일이었다.
둘이 결혼하기 1년 전쯤엔 려 할머니도 아직 살아 계셨다.
그녀는 할머니를 통해 박세홍이 폐암 말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은 시간은 기껏해야 1년 남짓이라는 소식도 함께 들었다.
박재현은 10살 무렵 큰 교통사고를 겪었다. 아버지는 아이를 감싸다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고 그 뒤로 어머니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아이의 어머니는 그 아이가 모든 불행의 근원이라고 여겼다. 아이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틈만 나면 때리거나 소리쳤다. 그래서 박재현은 어머니와 지독하게 사이가 좋지 않았다.
다행히도 할아버지가 그의 곁을 지켰다. 그가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박세홍 덕이었다.
나중에 박세홍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된 그는 한 달 동안 학교를 쉬었다. 다시 파랑국으로 돌아간 그는 무려 1년 만에 3년 치 학업을 마치고 두 개의 학위를 손에 쥐었다.
그녀가 만든 첫 번째 공식은 바로 그 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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