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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밤은 점점 깊어지고 있었다. 새로 문을 연 훠궈집 안엔 뜨거운 김이 자욱했다. 고성은과 정수희, 그리고 성민아 세 사람은 테이블에 둥그렇게 마주 앉아 있었다. 붉은 기름이 떠 있는 냄비 안에선 육수가 바글바글 끓고 있었고 그 위로 각종 재료들이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이 집 정말 괜찮네요!” 성민아는 고기 한 점을 집어 들고는 국물에 푹 담갔다 빼기를 반복하다 입에 넣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입꼬리를 올리며 음미하고 있었다. “이렇게 뜨끈한 음식 먹으면서 언니들이랑 수다 떠는 게 딱 인생 최고점이야.” 테이블 위는 푸짐했다. 차곡차곡 쌓인 소고기와 돼지고기, 흔히 볼 수 없는 특수 부위까지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알차게 놓여 있었다. “행복하지? 언니들이랑 있으면 맛있는 거 실컷 먹을 수 있다니까.” 정수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너스레를 떨었다. “수희 언니, 요즘 진짜 예뻐졌어요. 언니가 우리 선배 옆에 있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우리 건배해요!” 성민아가 앞에 놓인 와인잔을 들었다. 고성은이 파랑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시절, 정수희는 종종 그곳까지 찾아와 먹을 것들을 한가득 안겨주곤 했다. “건배!” 정수희가 즉시 잔을 들어 올렸다. 고성은도 옆에 놓인 과일 주스를 들고는 살포시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청량한 유리의 마찰음이 훠궈집의 소란 속에서 유난히 또렷하게 울렸다. 그때, 고성은이 가방에서 조그만 상자 하나를 꺼내더니 정수희에게 건넸다. 김만옥 여사의 생신 선물이라며 반드시 착용하게 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정수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이번만큼은 최씨 가문이 크게 빚을 진 셈이었다. 세 사람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천천히 식사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테이블 위 정수희의 휴대폰이 반짝이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띵동. 마치 누군가가 문을 조급하게 두드리는 것처럼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울려댔다. “누구야, 왜 이렇게 급해?” 정수희는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화면을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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