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다음 날 아침.
화은 장원.
커다란 통유리를 뚫고 들어온 햇살이 커다란 침대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박재현은 서서히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켜 미간을 문질렀다.
눈가에는 여전히 선명한 피곤함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샤워를 마치고 날렵하게 재단된 검은색 슈트를 갖춰 입은 뒤, 나선형 계단을 따라 거실 한가운데에 섰을 땐, 박재현의 남아 있던 슬픈 감정의 흔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박재현의 온몸에 평소처럼 강압적인 아우라가 돌아왔다.
매서운 눈빛, 단단히 다문 턱선,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냉철함, 그리고 권위와 자만이 공존하는 배성 그룹 총재로서의 모습이었다.
거실에서 박재현을 기다리고 있던 임준기를 박재현이 내려오는 걸 보자 곧장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박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
박재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대신했고 긴 다리를 뻗어 묵직한 발걸음으로 식탁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식탁에 놓인 우유컵을 집어 들고 고개를 젖혀 두어 모금 마셨다.
차가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가자 박재현의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듯했다.
박재현은 잔을 내려놓고 뼈마디가 도드라진 손으로 펼쳐진 신문을 들었다.
그러고는 경제면 헤드라인을 몇 초간 훑어보고 이내 손목을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한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구청으로 가자.”
박재현은 온기도, 감정도 실리지 않은 차가운 목소리로 곁에 대기하던 운전기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임준기는 박재현의 뒤에 서 있다가 그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그러고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살짝 움직였지만 결국 꾹 참았다.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
바로 그때였다.
“부르르르...”
휴대폰 진동 소리가 거실의 적막을 뚫고 울렸다.
박재현은 식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 너머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박재현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응, 알았어. 지금 갈게.”
여전히 단호하고 군더더기 없는 말투로 말을 마친 박재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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