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49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며 귀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 박재현의 차가 화은 장원 대문을 막 지나치자 그 붉게 치솟는 불길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하늘 절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박재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그를 덮쳤다. 차가 본관 앞에 급히 멈춰 섰고 박재현은 차 문을 열자마자 불길을 향해 달려갔다. 불타는 장소가 고은성을 위해 정성껏 가꿨던 백합 정원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 박재현의 발걸음이 그대로 멈췄다. 그 순백의 꽃들이 불길 속에서 일그러지고 몸부림치다가 새까만 재로 변해갔다. 백합 정원은 박재현이 고은성에게 바치는 진심이 담긴 선물이었다. 그런데 고은성은 그 정원을 본인의 손으로 아주 완벽하고 단호하게 불태워버린 것이다. 꽃이 타는 냄새가 공기 중에 짙게 퍼졌고 그 속에 백합 향기의 흔적이 뒤섞이며 기괴하고 역겨운 악취가 되었다. 분노가 한순간에 박재현의 이성을 무너뜨렸다. 고은성이 이토록 자신을 증오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처절한 방식으로 자신이 준 선물을 굳이 파괴해야만 했을까? “도련님!” 집사가 허둥지둥 뛰어왔다. “무슨 일이야?” “어떤 하녀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서 사모님께서 직접 경찰서로 데려가셨어요. 은심각도 사모님이 직접...” 박재현은 차갑게 입을 열어 말을 끊었다. “이 저택은 고성은 앞으로 명의를 이전할 거야. 그러니 고성은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냅둬.” 집사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 하녀가 뭔가 큰 잘못을 했던 것 같은데, 한번 조사해 볼까요? 사모님께 도움을 드리는 게...” “필요 없어.” 그 한마디를 남기고 박재현은 냉정하게 돌아섰고 이젠 고성은의 일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녀를 처벌하든, 백합 정원을 태우든 그건 이제 박재현이 알 바가 아니었다. 고성은이 그렇게 단호하게 등을 돌린다면 박재현도 굳이 고성은의 마음을 돌린 생각이 없었다.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서게 됐다. ... 밤이 깊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