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강세린은 얼굴을 감싸 쥔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강우빈을 바라보았다.
“아빠...”
“이 상황에서 감히 날 아빠라고 불러?”
강우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강세린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다 너 때문이야, 이 재앙 덩어리 같은 년아. 부끄러운 줄 알아!”
강우빈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바닥에 힘껏 내던졌고 안에 든 문서들이 사방에 흩어졌다.
“방금 모든 거래처에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전화가 쏟아졌어. 계약 해지란 게 무슨 뜻인 줄 알아? 지금 당장 자금줄이 끊기게 생겼단 말이야. 보름도 못 가서 회사는 파산할 거야. 파산이라고!”
강우빈의 눈은 핏발이 가득했고 격노한 사자처럼 날뛰며 고함을 질렀다.
“네가 박재현을 쫓아다닌 세월이 몇 년인데, 결과가 고작 불륜녀야? 이젠 가족까지 다 말아먹고 있잖아. 지금 네가 울 자격이나 있어? 울면 뭐가 바뀌는데? 이 쓸모없는 년아!”
아빠의 저주, 엄마의 비난, 박재현의 연락 두절, 그리고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악플들...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강세린을 산 채로 도려냈다.
붉게 충혈된 강세린의 눈동자 속에는 광기 어린 증오가 불타올랐다.
강세린은 아빠를 빤히 노려보고 이내 엄마를 훑어봤다.
그러고는 갑자기 몸을 돌려 비틀거리며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그 뒷모습에는 하늘을 찌르는 광기와 증오가 뒤섞여 있었다.
‘고성은, 날 죽이겠다고 작정했어? 좋아, 그럼 다 같이 뒤지자!’
...
저녁 여섯 시 무렵,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 고성은이 마침내 눈을 떴다.
하얀 천장이 보이자 고성은은 자신이 병원에 있다는 걸 깨달았고 순간적으로 가슴이 조여왔다.
머릿속에서 박재현의 얼굴이 스치자 고성은은 급히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둘러봤다.
이때 정수희가 문을 열고 들어왔고 깨어난 고성은을 보자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깼어? 얼마나 됐다고 또 입원이야?”
부드럽게 한마디 내뱉은 정수희는 이내 손을 뻗어 고성은을 일으켰다.
“난 왜 여기 있어?”
고성은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고 몸이 나른한 듯한 기운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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