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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고성은 씨, 박 대표와의 결혼은 계약 결혼인가요?” “강세린을 깎아내리려고 일부러 악플러를 고용한 거 아닌가요?” “고성은 씨, 박 대표와 실제로 부부관계가 있었던 건 맞나요?” “고성은 씨, 제발 한 마디만 해주세요.” 질문은 하나같이 날카로웠고 마이크는 거의 고성은 얼굴에 닿을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몰려들었고 주위는 기자들로 꽉 차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이런 질문들은 박 대표한테 직접 물어보시죠.” 고성은은 차가운 어조로 한 마디 내뱉고는 양손으로 인파를 밀치며 빠져나가려 했다. 그때, 바깥쪽에서 갑자기 흥분한 사람 몇 명이 튀어나왔는데 복장을 보니 강세린 팬인 듯했다. “이 싸가지 없는 년아! 우리 세린을 도대체 몇 번이나 해쳤어?” “우리 세린이 간신히 얻은 사모님 자리를 저 불륜녀가 3년이나 강탈했잖아!” 선두에 선 여자는 손에 들고 있던 라떼를 번쩍 들어 올리며 독기 어린 눈으로 외쳤다. “던져! 저년은 혼 좀 나 봐야 정신 차릴 거야!” 그 말이 끝나자마자 라떼 컵과 생수병 하나가 고성은을 향해 날아들었다. “꺄악!” 고성은은 비명을 지르며 본능적으로 팔로 막았지만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이 어깨에 직격으로 맞았고 검은 커피가 흰 셔츠를 따라 주르륵 흘러내렸다. 머리카락은 끈적한 액체에 젖었고 공기에는 달콤한 향과 커피 냄새가 뒤섞였다. 이 난감한 모습에 기자들은 오히려 더 흥분해서 셔터를 미친 듯이 눌러댔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빵, 빵!” 바로 그때, 날카로운 클랙슨 소리가 혼돈을 찢고 들려왔다. 세련된 곡선의 검은 마이바흐 한 대가 사람들 틈을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오더니 고성은 앞에 멈춰 섰다. 곧이어 같은 색의 고급 차에서 내린 검은 정장의 경호원 몇 명이 재빠르게 기자들과 팬들을 밀어내며 통로를 만들었다. 차 문이 열렸고 빛을 등진 육정호가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다. 훤칠한 실루엣에서 압도적인 기세를 내뿜는 육정호가 사람들 한복판에 갇혀 있던 고성은에게 다가가 그녀를 단번에 품에 안았다.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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