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이번 맞선은 예상보다 훨씬 격식을 갖춘 자리였다
도심 최고급 멤버십 레스토랑의 비밀 룸에서 쌍방 부모까지 동석한 자리였다.
조안나는 샤넬 수트를 완벽하게 소화한 모습으로 명문가 출신 특유의 차가운 기품을 내비쳤다.
이미연이 예술과 자선활동에 관해 말을 건네자 조안나는 우아하게 대응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분위기는 대체로 원만했지만 기태풍은 마음이 딴 데로 가 있었다.
전날 밤 그는 심초연에게 메시지를 보내볼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카톡을 열어본 순간 그녀가 떠난 후 단 한 통의 메시지도 보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과거 3년 동안 심초연은 마치 출석체크하듯 매일매일 자기 생활을 하나하나 보고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기태풍과의 연락을 끊은 상황이다.
‘아직도 미주 일 때문에 화가 난 거겠지.’
기태풍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떠보는 말투로 메시지를 하나 보내 보았다.
[뭐 해?]
하지만 반대쪽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기태풍은 화가 치밀었다.
‘감히 나를 무시해?’
기태풍은 그 자리로 심초연을 차단해 버렸다.
그리고 그녀가 언젠가 무릎 꿇고 자신에게 다시 연락하자며 애원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우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심초연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태풍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이미연이 팔꿈치를 툭 치며 말했다.
“안나가 너한테 말 걸잖아.”
“아, 괜찮네요. 좋은 것 같아요.”
기태풍은 허둥대며 웃었다.
“우리 태풍이가 어릴 때부터 좀 무던한 성격이라서 그래.”
이미연은 웃으며 상황을 수습했다.
조안나는 눈웃음을 지었지만 그 시선은 차분한 관찰자의 냉정하게 평가하는 눈빛이었다.
식사는 어느덧 메인 디시인 프렌치 랍스터 그라탕으로 넘어갔고 셰프는 유창한 불어로 요리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그때 장식이 건너편 문 너머로 어린아이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아빠 거기 있어요?”
모든 사람이 동작을 멈췄다.
기태풍은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면서 귀에서 이명이 들렸다.
곧 송미주가 나타났다.
기수천이 안으로 뛰어들려고 하자 송미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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