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0화

주석현은 이정희가 정말로 걱정하는 마음에서 말을 꺼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 소지원의 관계는 그날 결혼식장에서 그가 화가 난 채 다른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했던 순간 이미 끝났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후 3년 동안 그는 과거를 털어내고 한서영과 제대로 살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18년 동안 마음에 둔 사람을 한순간에 지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소지원이 귀국해 몇 번이고 연락하고 찾아왔을 때 그는 결국 선을 지키지 못했다. 연인으로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친구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스스로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 하나로 그는 몇 번이고 마음을 풀었고 몇 번이고 그녀 곁으로 갔다. 솔직히 말하면 소지원이 울면서 아직도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그의 마음은 흔들렸다. 하지만 그 감정은 물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작은 파문처럼 금방 가라앉았다. 그는 무너질 듯한 순간마다 한서영이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렇게 그는 같은 자리에서 맴돌기만 했다. 그러다 방금 들은 말 한마디가 안개를 가르듯 머리를 맑게 했다. 눈 속에서 조용히 자신을 배웅해주던 한서영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가슴 한쪽이 서서히 데워지는 듯했다. 주석현은 이정희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병원을 나선 그는 본가로 향했다. 최혜영은 그를 서재로 불렀고 표정은 드물게 진지했다. “너 결혼했을 때 나는 분명 서영이 집안 배경이 너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마음에 걸리더라. 그런데 이 3년 동안 보니까 너를 살뜰히 챙기고 집도 정성껏 꾸미고 우리에게도 예의가 참 바르더구나. 보다 보니 나도 마음이 풀렸어. 너도 이제 어린 애 아니잖아. 지난 일은 놓아줘. 서영이는 좋은 아내야. 네가 잘 골랐어. 이제는 마음 잡고 살아. 결혼은 연애랑 달라. 갑자기 뜨겁다가 식는 게 아니라, 같이 시간 보내면서 서서히 정을 쌓는 거야. 너희는 처음부터 감정이 깊은 상태에서 시작한 건 아니었으니까 하고 싶은 말은 참지 말고 바로 말해. 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