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주석현은 팔찌 상자를 조수석 서랍에 넣었다.
서랍을 닫기 직전 안쪽에 끼워진 서류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 넣었는지 떠올리려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서류를 꺼내 보려던 바로 그때 소지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석현아. 부모님 가셨어. 친구들이 내가 퇴원했다고 오늘 축하해 준대. 너 시간 돼? 같이 올래?”
이번에는 주석현이 망설이지도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소지원의 숨소리가 바로 가라앉았다. 투정이 이어질 것 같아서 그는 회의가 있다고 가볍게 둘러댔다.
전화를 끊고 서랍을 닫은 뒤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평소라면 사람들 발소리와 생활 소음이 채워져 있어야 할 저택은 오늘 유난히 조용했다.
거실을 천천히 둘러보자 사라진 것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다.
탁자 위에 무심히 두고 잊었던 넥타이, 식탁 위 물컵, 소파 위 쿠션들. 모두 한서영이 골라 두었던 사소하지만 공간을 채우던 물건들이었다.
예전엔 있는지조차 몰랐지만 오늘은 오히려 없어진 자리의 공기가 먼저 느껴졌다.
그는 집사를 불렀다. 
“왜 집에 이렇게 빠진 게 많죠?”
“사모님께서 다 정리하셨습니다.”
집사는 그의 표정을 살피다 잠시 머뭇거렸다.
“대표님... 정말 사모님과 이...”
“석현아, 이렇게 눈이 펑펑 오니 집에 있을 줄 알았다니까! 우리 형제들 얼굴 본 지 꽤 됐잖아, 자자, 같이 한잔하러 가자!
친구들이 소란스럽게 들이닥치며 그의 팔을 끼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집사의 말끝에 붙을 한 글자는 사람들 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술자리라 했지만 친구들은 주석현의 몸 상태를 알았기 때문에 그에게는 물만 몇 잔 내밀었다. 그는 물을 두어 모금 마시고 게임에 빠진 친구들을 잠시 보다가 휴대폰을 열어 한서영에게 메시지를 적었다.
“오늘 어디 갔어? 몇 시에 들어와? 위치 보내 줘. 내가 데리러 갈게. 눈길 미끄러우니까 조심해. 넘어지지 말고.”
전송을 누르려던 바로 그때 옆에서 전화를 막 끊은 친구의 표정이 급히 바뀌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야야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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