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그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에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재밌는 일이 있을 거라는 말 때문에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고 사람들은 일제히 차에 올라탔다.
가는 동안 목적지를 거듭 물었지만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다만 가끔 주석현만 짧게 바라볼 뿐이었다.
목적지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바였다.
내리기 직전 그는 주석현을 앞으로 세우며 말했다.
“석현아. 이 얘기는 진작 들었는데 확실하지가 않아서 말 못 했어. 이따가 뭘 보든 나 원망하진 마. 진짜 너 생각해서 말하는 거야.”
어릴 때부터 붙어 지낸 사이였기에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았다. 주석현의 표정에서 웃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는 문 앞에 잠시 멈춰섰다가 손을 뻗어 문을 밀었다.
문이 열리자, 바 안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어지럽게 반짝이고, 강렬한 DJ 음악이 진동하듯 울려 퍼지는 홀 안은 이미 열기로 가득했다.
그 한가운데, 하얀 스포트라이트가 무대 위를 비추고 있었고, 그 빛 아래에서 한 쌍의 남녀가 깊게 키스하고 있었다.
멀리서였지만, 주석현은 한눈에 그 여자가 소지원임을 알아봤다.
그녀는 그의 품에 깊이 기대 있었고 볼은 붉게 달아 있었다. 손끝은 남자의 등을 천천히 쓸고 있었다. 평소 생기 있고 당당하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누군가에게 완전히 빠져 있는 얼굴이었다.
일행은 문가에서 멈춰 섰고 반대로 홀 안에서는 야유와 추임새가 점점 커졌다.
“와, 퇴원하자마자 이렇게 논다고? 키스만 반 시간은 됐겠다.”
“연인끼리 그러는 건데 뭐 어때. 질투나?”
“근데 이번 남자랑 반년 됐지? 이번엔 얼마나 갈까? 주석현 때보다 오래 갈까?”
“에이, 지원이는 원래 그래. 질리면 버리고 생각나면 다시 부르고. 주석현도 3년이나 끌다가 지금 또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거잖아.”
그 말이 들리는 순간 주석현의 친구들 얼굴에 혈이 확 올랐다. 그들은 사람들 사이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 명이 음악을 끄고 한 명은 조명을 켰고 나머지는 무대 위로 올라가 두 사람을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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