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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는 사납게 경호원들에게 내 골프채를 빼앗으라고 명령하더니 내 뺨을 때렸다. “고작 애완동물 하나를 처리한 걸 갖고 왜 그래. 할아버지가 네가 최유나의 뱃속 아이를 해쳤다는 걸 알게 되면 아무도 널 보호해주지 못할 거야! 방으로 들어가!” 최유나는 그의 품에 기대어 재미있는 것을 구경하는 듯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 순간, 나는 완전히 깨달았다. 과거의 내 진심 어린 사랑이 모두 웃음거리로 변했다는 것을. 침실로 끌려 돌아온 후, 할아버지는 나에게 빌라 앞에서 반성하라며 벌을 세웠다. 12월의 찬 바람은 수천 개의 얼음 바늘처럼 내 뼛속까지 아프게 찔렀다. 두 시간 후, 나는 마침내 버티지 못하고 눈밭에 쓰러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김도현의 품에 누워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핫팩을 내 보라색으로 얼어붙은 발목에 가져다 댔다. “서연아, 그렇게 고집부리지 마. 조금만 더 참아줄 수 없어? 의사가 그러는데 유나가 아들을 가졌대. 태어나면 너와 내 아이가 될 거야. 앞으로 유나랑 최대한 만나지 않도록 노력할게, 괜찮지?” 나는 온몸이 산산이 조각난 듯 아팠다. 그를 밀어내고 싶었지만, 팔을 들 힘조차 없었다. 그는 따뜻한 물을 떠서 온도를 확인하고 내 입가로 가져왔다. “더는 떼쓰지 마. 내 마음속에는 오직 너뿐이라는 거 알잖아.” “네가 좀 나아지면 같이 바닷가에 놀러 가자. 나중에 똑같은 사모예드 한 마리 더 찾아줄게.” 나는 고개를 돌려 컵을 엎어버리고 쉬어버린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 김도현, 정말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나를 친정으로 보내줘.” 김도현은 충혈된 두 눈으로 내 손목을 꽉 잡고 낮게 으르렁거렸다. “개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왜 그래? 한서연, 까짓 개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려는 거야? 네 마음속에서 난 그 개보다도 못하단 말이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집사가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큰일 났어요. 김 대표님. 최유나 씨께서 식중독에 걸리셨어요!” 김도현은 온몸을 떨며 내 손을 홱 뿌리쳤다. “멀쩡히 있다가 어떻게 중독이 된 거지?” 집사의 횡설수설하는 말 속에서 나는 겨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방금 장옥자가 나에게 줄 국을 데우러 부엌에 갔을 때 그곳에는 최유나를 위해 준비 중이던 제비집도 한창 끓고 있었다. 그들은 장옥자가 독을 탔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아줌마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야!” 나는 다급하고 화가 났다. 하지만 김도현은 차갑게 가정부들에게 나를 잘 감시하라고 명령하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장옥자가 지하로 끌려가 심문을 받을 때, 나는 다친 다리를 끌고 휘청거리며 계단으로 달려갔다. 내가 아무리 소리쳐도 김도현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장옥자가 이미 자백했다고 말했다. “아줌마가 한 짓이 아니야! 분명 오해야! 제발 아줌마를 놓아줘. 내가 별채로 옮겨 살게. 아무것도 못 본 척할게. 제발...” 나는 계단 난간을 잡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김도현은 붉어진 눈으로 뒤돌아보며 말했다. “장옥자는 다 자기 혼자 결정한 일이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했어! 한서연, 너 정말 그렇게 떠나고 싶어? 가정부 한 명 때문에 나까지 버릴 셈이야?” 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나를 바닥에서 번쩍 들어 올렸다. “그래. 김도현, 네가 나를 때린 그 순간부터 나는 더는 너를 원하지 않아! 나는 유나의 아이도 탐나지 않고, 김씨 가문 사모님도 되고 싶지 않아. 나는 그저 떠나고 싶다고. 너에게서 최대한 멀리멀리...” 눈물로 얼굴이 얼룩진 채, 나는 모든 억울함과 절망을 외쳤다. “입 닥쳐! 지금 당장 그 아줌마를 끌어내서 한바탕 두들겨 패줘야겠어. 네가 계속 나를 화나게 하는 말을 하는지 두고 보자!” “아니! 안 돼!” 나는 필사적으로 그를 밀치고 지하로 달려가 장옥자를 구하려 했다. 하지만 김도현이 내 목을 꽉 잡았다. 그러다 내 입가에 묻은 피를 보고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떨렸다. “서연아, 너, 너 괜찮아...” 그제야 나는 내가 피를 토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붉은 핏방울이 턱을 타고 카펫에 떨어졌다. 황급히 입을 막으려 했지만 몸이 풀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다. “의사! 빨리 의사를 불러서 서연이를 살려줘!” 김도현이 나를 안아 올릴 때 손을 떨고 있었다. 나는 그의 셔츠를 꽉 잡고 애원하려 했지만 목구멍으로 더 많은 비릿한 단맛이 치밀어 올랐다. 그의 옷깃이 내 피로 흠뻑 젖었다. 집안의 의사가 약상자를 메고 뛰어 들어오더니 무릎을 꿇고 다급하게 말했다. “김 대표님, 사모님의 심장은 이미 오래전에 한계에 다다랐어요. 기껏해야 한 달 남았으니 절대 더 자극해서는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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