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최도경의 짙고 고요한 눈빛 속에서 알 수 없는 빛이 번쩍였다.
“경고하려는 거라면, 그렇게까지 날카롭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하예원은 옆에 앉은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언제나처럼 차분했고, 냉정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럼, 내가 한 말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해?”
그의 깊은 시선이 하예원을 향했다. 단정한 이목구비 아래로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다.
“내가 그렇다고 하면?”
하예원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얼굴의 표정을 간신히 붙잡으며 물었다.
“그럼 내가 사과해 할까?”
최도경의 낮은 목소리가 담담하게 이어졌다.
“아까 몇 번이나 사과했잖아. 그런데도 민지영 씨는 받아들이지 않았어.”
하예원은 짧게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당신은 내가 어떻게든 민지영 씨의 용서를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나 봐?”
“당신도 그 술집에 갔으니까 알잖아. 난 민지영 씨가 치는 피아노 연주를 꽤 좋아해. 그런데 만약 당신 때문에 민지영 씨가 다시는 연주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땐 어쩔거야?”
민지영의 입가에는 웃음이 짙어졌고, 하예원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두 손에 힘이 들어가며 손끝이 하얗게 질렸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최도경은 깊은 우물처럼 어두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난 당신 입으로 듣고 싶어.”
민지영의 얼굴엔 기쁨과 자만이 동시에 번졌다. 그 모습을 본 하예원의 눈빛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세 발 달린 두꺼비는 드물지만, 두 발 달린 사람은 길거리에 널렸어. 민지영 씨가 연주하기 싫다면 그냥 나가라고 해. 설마 조상처럼 모셔야 되는 거야?”
최도경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민지영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나가요.”
민지영의 웃음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최 대표님... 뭐라고 하셨어요?”
하예원도 순간 말을 잃었다.
“내 아내가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요? 나가라잖아요.”
민지영의 숨이 멎었다. 믿기지 않는 듯 눈동자가 흔들렸고, 눈가가 금세 붉게 물들었다. 목소리가 떨렸고, 체면을 지킬 여유조차 남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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