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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의 입맞춤은 거칠고 깊었다. 마치 그녀를 삼켜버리려는 듯 숨조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늘 차갑고 절제된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본능적인 강렬함이었다. 이토록 이성적인 남자가 이런 사람일 줄은, 직접 겪기 전엔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입술이 닿는 순간, 모든 소리와 생각이 사라졌다. 하예원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워지고, 공기가 빠져나간 것처럼 숨이 막혔다. 그제야 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최도경의 호흡은 거칠게 흔들렸고, 언제나 냉정하던 검은 눈동자에는 묘한 어둠이 깃들어 있었다. 그 눈빛은 마치 불길 속의 푸른 불꽃처럼 차갑고 뜨거워, 위험하면서도 이상하게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시선을 마주친 순간, 하예원의 몸은 본능적으로 굳었다. 마치 짐승에게 포착된 사냥감처럼 어깨가 저절로 긴장했다. 그건 공포가 아니라, 몸이 스스로 감지한 ‘위험’의 반응이었다.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최도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하예원의 손에서 드라이기를 빼앗으며 낮게 말했다. “이제 쉬어.”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다. 하예원은 그 넓은 어깨와 곧은 등을 바라보며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계속 다가왔다면, 자신은 아마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다...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하예원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남자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이런 건가...’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려 그녀는 서둘러 침대에 누웠고 머리맡의 스탠드 불을 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욕실 문이 열리고, 최도경이 돌아왔다. 침대 반대편이 살짝 내려앉았고, 그가 눕는 기척이 들렸다. 이내 방 안의 불빛이 완전히 꺼지고, 어둠이 스며들었다. 하예원은 최도경에게 등을 돌린 채 누워 있었다. 창문 틈으로 새어든 달빛이 커튼 사이로 흘러들어 바닥 위에 은은하게 흩어졌다. 이 밤은 평소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와 함께 집에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언제나 이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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