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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미소를 머금고 있던 남자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이 농담은 전혀 재미없어요.” 하예원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전 진심이에요, 농담하는 거 아니에요.” 남자는 난감한 듯 보였다. “저와 노서연 씨는 처음 만난 것 치고 친근하게 느꼈을 뿐, 서로에게 우정 외에 설렘은 없어요. 못 믿겠다면 노서연 씨에게 물어봐도 좋아요.” 두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대화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마치 친밀하게 속삭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예원은 노서연과 이 남자가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그와 노서연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오늘 같은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확실히 적절하지 않았다. 하예원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후 한 시간 정도 더 지나서, 하예원은 자리에서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강 선생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두 사람을 억지로 붙잡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제가 바래다 드릴게요.” 남자는 말을 마치고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강 선생의 친구들 역시 더는 귀찮게 굴지 않고 웃으며 하예원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형수님, 조심히 가세요.” “다음에 또 놀러 오세요.” 하예원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서연과 함께 강 선생을 따라나섰다. 클럽을 나선 후, 하예원이 막 강 선생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던 찰나에 노서연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노서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네가 세원시에 왔다고? 뭐? 그 개자식이 감히...” 노서연은 전화를 끊은 후 하예원을 바라보았다. “예원 언니, 제 친구가 세원시에 왔는데 제가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하예원은 노서연의 얼굴에 드리워진 심각한 표정을 보고 물었다. “내가 같이 가줄까?” “예원 언니, 별일 아니니까 저 혼자 가도 괜찮아요.” 하예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 혹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꼭 나한테 전화해.” 노서연은 대답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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