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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고객님이 현재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익숙한 멘트였다. 그건 단순히 받는 사람이 없는 전화가 아니라, 일부러 끊긴 전화의 신호였다. 보통이라면 부재중이라는 음성이 나와야 했다. 게다가 신호음도 고작 다섯 번, 여섯 번쯤 울리고 뚝 끊겼다. 그때였다. 앞에서 운전하던 남자가 무언가 눈치챈 듯, 슬쩍 고개를 들어 백미러를 봤다. 하예원이 눈을 뜨고 있는 걸 보자, 그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그의 시선이 하예원의 손으로 향했다. 휴대폰 불빛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번졌다. 운전기사는 이를 악물고 낮게 으르렁거렸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심장은 쿵 내려앉았지만, 하예원의 표정은 놀랍도록 차분했다. “그 말, 제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녀는 담담하게 대꾸하며, 다시 최도경의 번호를 눌렀다. “이건 제가 가던 길이 아니에요. 지금 절 어디로 데려가는 거죠?” 운전기사는 들켰다는 걸 깨닫자 비웃었다. “어딜 가긴, 당신이 가야 할 곳으로 가는 중이지.” 전화가 다시 걸렸다. 그러나 이번엔 신호음이 세 번 울리자마자 바로 끊겼다. 하예원의 속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녀는 평소 전화를 몇 번씩 거는 사람이 아니었다. 급한 일이 아니라면 한 번 끊기면 그걸로 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가락은 다시 최도경의 이름을 눌렀다. 세 번째 신호. 이번엔 안내음이 달랐다. “고객님이 걸고 있는 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십시오.” 그 짧은 문장이, 칼날처럼 가슴을 베었다. 끓어오르던 불안이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그리고 차가운 현실이 덮쳐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히려 머릿속은 맑아졌다. 지금 최도경에게 연락하는 건 소용없다.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그녀가 신고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운전기사가 미친 듯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이익!! 몸이 앞으로 튕겨지며, 손에 들린 휴대폰이 공중으로 날아가 앞좌석으로 떨어졌다. 하예원이 고개를 번쩍 들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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