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장
“일리 있네! 듣자 하니까 최도경 같은 놈들은 체면을 제일 따진다더라. 직접 손대면 이미지에 흠집이 나니까, 우리 같은 놈들 손을 빌려 깔끔하게 처리하려는 거지. 하, 우리가 그렇게 만만할 줄 아나?”
“그럼 지금 어떻게 할까?”
“일단 이 여자는 데리고 가자. 보스가 쓸 데 있으면 써먹고, 아니면 나중에 그냥 풀어줘. 돌아가서 최도경이랑 한바탕 뒤집어 놓게. 그 여자가 그 놈 잡아 끈 것도 보통 수단은 아닐 테니까. 집안이 시끄러워지면 그건 그것대로 보스한테 득이지.”
그들은 하예원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를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은 채, 눈앞에서 그녀의 운명을 논했다.
결국 결론은 하나였다.
“보스 지시가 있을 때까지 데리고 간다.”
하예원은 다시 아까 그 택시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이번에도 조용히 순응했다.
울부짖거나 비명을 지르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그녀는 놀라울 만큼 침착했다.
그 무심한 태도에 몇몇 남자들은 오히려 잠시 말을 잃었다.
이 여자는 겁에 질려 울지도, 애원하지도 않았다.
마치 모든 걸 이미 각오한 사람처럼, 눈빛이 너무도 태연했다.
차에 오르자 그녀의 양옆에는 덩치 큰 사내 두 명이 앉았다.
그들은 심심한 듯 말을 걸었다.
“우리도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니야. 다 그놈 때문이지. 최도경이 너무 잔인했어. 사람을 끝까지 몰아붙였잖아.”
“그러니까 말이야. 당신도 불쌍한 사람이야. 남편은 당신한테 관심도 없고, 다른 여자 지키겠다고 목숨 걸고 설치고... 그런 꼴을 보면 내가 다 열 받아.”
“하하, 내 말이 그거야. 차라리 우리 보스랑 손잡는 게 어때? 그놈한테 한 방 먹이는 데엔 그게 제일이지.”
하예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 고요했다.
그녀의 침묵은 오히려 더 강하게 느껴졌다.
잠시 후, 세 대의 차량이 동시에 출발했다.
하예원이 탄 차는 가운데에서 보호하듯 감싸져 있었다.
깜깜한 밤, 도시의 불빛은 이미 사라졌고, 도로 위에는 바람만이 지나갔다.
차는 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