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그 차는 빠르게 달려와 하예원이 타고 있던 차량 앞에 멈춰 섰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키 크고 단정한 남자가 내렸다.
그는 서늘한 밤공기 속에서도 태연했다.
하예원은 잠시 그대로 앉아 있다가, 천천히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남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다친 데는 없어요?”
“괜찮아요.”
하예원의 얼굴은 약간 창백했지만,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옷차림도 단정했고, 몸에는 별다른 상처가 없었다.
강수혁은 짙은 눈썹을 가볍게 올리며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내가 뭐라 그랬어요? 젊은 여자가 밤에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근데 왜 꼭 말을 안 들어요.”
하예원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물었다.
“…어떻게 저를 찾았어요?”
그녀는 그동안 야근이 잦았다.
밤늦게 귀가하는 게 익숙했고, 한 번도 사고를 당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의 경고도 그냥 지나쳤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최도경은 매일같이 집을 비웠고, 윤희설에게서 오는 새벽 전화에 마음이 지쳐 있었다.
그녀의 신경은 이미 바닥나 있었고, 그 와중에 최도경의 ‘원한 관계’ 같은 건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남자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 불빛이 짧게 번쩍였고, 그가 첫 모금의 연기를 내뿜자 희뿌연 연기가 그의 날렵한 얼굴을 감쌌다.
그 모습은 묘하게도 차갑고 위험했다.
“집에 가려던 참이었어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잠깐 통화 중이었는데 그때, 당신이 회사에서 나오는 걸 봤어요. 혼자 택시에 오르더라고요.”
그는 느릿하게 연기를 내뿜으며 말을 이었다.
“전에 당신을 데려다줬을 때도 그 택시가 도로 옆에 세워져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당신이 나오자마자 바로 앞으로 다가가더라고요.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뒤따라가 보기로 했죠.”
그는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
“안에 무슨 상황인지는 몰랐으니까, 함부로 개입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계속 뒤따랐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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