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공교롭게도, 그 병원은 오늘 오전 하예원이 다녀왔던 바로 그곳이었다.
윤희설이 입원해 있는 병원.
최도경이 회사에 없다면, 지금쯤 병원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하예원은 어쩌면 오늘, 같은 건물 안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마주칠지도 모르겠다고 씁쓸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온갖 불운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날 같았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하예원은 눈앞의 풍경에 멈칫했다.
입구 근처에는 수많은 의료진이 모여 있었고, 응급용 이동 침대와 각종 장비들이 줄지어 준비돼 있었다.
공기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강수혁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 분위기… 누가 큰 인물이라도 실려 오는 건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복도 끝에서 급박한 발소리가 쏟아져 들어왔다.
몇 명의 남자들이 들것을 밀며 뛰어 들어오고 있었다.
“선생님! 총상을 입었어요! 바로 수술 들어가야 합니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재빨리 달려와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순간, 하예원의 시선이 무심코 그쪽을 향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흔들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의식을 잃고 들것 위에 실려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최도경이었다.
하예원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의 주변에는 고진형을 비롯해 낯선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있었고, 그들 사이엔 윤희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윤희설은, 하예원이 알던 그 단정하고 우아한 여자가 아니었다.
엉망으로 헝클어진 머리, 심하게 부은 뺨, 먼지와 피가 뒤섞인 환자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불안에 흔들리고 있었고, 얼굴은 피가 다 빠진 듯 새하얬다.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굵은 눈물이 눈가에서 주르르 떨어졌다.
하예원은 한 번도 이런 윤희설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손끝이 저절로 움찔거렸다.
그리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도경이… 어떻게 된 거예요?”
그 말에 윤희설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예원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낯설었다.
아니, 낯설다기보다는 지금껏 그녀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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