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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최도경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손을 댔다고?” 최도경을 바라보는 윤희설의 시선에는 어쩔 수 없는 무력감과 짙은 미안함이 물들어 있었다. “도경, 미안해, 어제는 내가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하예원 씨 따귀를 때리고 말았어...” 하예원을 힐끔 보던 구나영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예원 씨가 여태 희설이와 최 대표님 사이를 오해하고 있었어요. 어제 오전에 하예원 씨가 병원에 와서 희설이를 보고 무슨 일이 발생하든 밖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더 이상 최 대표님한테 폐 끼치지 말라고 경고하더군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희설이가 납치를 당한 거예요. 연약한 아가씨가 언제 그런 상황 겪어봤겠어요... 안 그래도 고립되고 구조 지원도 받지 못해 신경이 잔뜩 곤두선 상태에서 최 대표님이 구조하러 오기까지 간신히 버텼어요. 드디어 막 안전하게 탈출하려고 하던 그때, 하예원 씨가 미친 듯이 전화를 걸어오는 통에 그 납치범들에게 발각되어 최 대표님이 희설이를 보호하다가 총상을 입게 된 거죠...”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하예원 씨가 어제 한 말이 맞아요, 만약 희설이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최 대표님이 다치는 일 같은 건 없었을 거예요. 하예원 씨 전화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단지...” 구나영은 하예원을 바라보며, 일부러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예원 씨, 어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토록 미친 듯이 최 대표님한테 전화를 걸었던 거예요? 무슨 큰 일이라도 생겼었나요?” 윤희설과 구나영은 서로 부르고 쓰고 하면서 겉으로는 사과하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정보량이 담긴 말을 쏟아냈다. 하예원에게 최도경이 윤희설을 구하기 위해 총을 맞았다는 걸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또 최도경에게 그녀가 어제 윤희설을 찾아와서 더 이상 최도경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심한 말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주었다. 어젯밤에는 또 이 모든 잘못을 윤희설에게 뒤집어씌우며, 자신의 전화 때문이 아니라 그가 윤희설을 구하러 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빠짐없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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