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생각 없이 날뛰는 윤수아를 앞세워 자신이 직접 할 수 없는 궂은일들을 처리하고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모진 말들을 대신 내뱉게 함으로써 윤희설은 언제나 속 깊고 이해심 많은 천사 같은 존재로 포장될 수 있었다.
모든 나쁜 일들은 다른 사람이 저지르고 좋은 일들은 전부 자신이 독차지하는 뻔뻔한 수법이었다.
분명히 살인이라는 끔찍한 죄를 저질렀으면서도 자신의 손에는 피 한 방울 묻히기 싫어하고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칭송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정말 윤수아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윤수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고 결정적인 순간에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녀는 윤희설이 최도경을 그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윤희설을 영원히 햇빛을 볼 수 없는 내연녀로 살게 할 것이다.
...
다음 날, 윤희설은 마침내 퇴원 수속을 밟았다.
사실 그녀의 다리 부상은 이미 오래전에 완치되었지만 굳이 퇴원을 미뤄왔던 이유는 최도경이 자신의 부상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 좀 더 자주 병문안을 와주기를 은근히 바랐기 때문이었다.
죄책감은 물론 있었다.
하지만 하예원과 비교되면서 그녀에 대한 죄책감은 미미해졌다.
윤희설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분명 그녀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하예원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벌인 행동이 오히려 그녀에게 최고의 기회를 선사해준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계속 병원에 머물면서 하예원이 최도경을 일부러 부려먹고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지켜보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는 것과 다름없었다.
병원에 그렇게 오래 입원해 있는 동안, 최도경이 처음 몇 번 병문안 온 것만 봐도 그가 매일같이 그녀를 찾아올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굳이 스스로 불쾌하게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또 일주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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